低유가 쇼크에…세계 최대 해양원유 시추사 `정크본드`될 판

무디스 "트랜스오션, 91억달러 채권 정크 수준"
유가 폭락에 석유 굴착 수주 감소
  • 등록 2015-01-07 오전 8:33:12

    수정 2015-01-07 오전 8:33:1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세계 최대 해양 굴착회사인 트랜스오션의 채권이 국제유가 폭락에 정크 수준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스튜어트 밀러 부사장은 이날 “트랜스오션의 91억달러 채권이 정크 수준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랜스오션의 현재 신용등급은 `Baa3`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밀러 부사장은 “유가 폭락과 이에 따른 석유의 해양 굴착 수주 악화는 회사에 대한 리스크 증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는 트랜스오션에 대한 등급 전망을 지난 2012년 5월 이후부터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해왔다.

무디스는 “이번에 트랜스오션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에는 산업 사이클이 하강국면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다는 전망과 회사의 높은 부채비율 등을 함께 감안하겠다”고 말해 실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석유 공급업체들이 유가와 천연가스 하락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해양 굴착회사들은 적은 일감 대비 대형 선박의 공급 과잉에 시달려왔다. 트랜스오션도 노후화된 시추시설을 감가상각하면서 28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떠안을 판이다. 또한 향후 석유 굴착시설에 대해 추가로 주문을 할 경우 정크 수준의 채권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랜스오션의 스티븐 뉴먼 CEO는 지난 11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투자등급에 맞는 강하고 유동성 높은 재무제표를 유지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부채를 90억달러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트랜스오션 부채는 104억달러에 이르고, 이자보상배율도 마이너스(-)0.56으로 좋지 않다.

트랜스오션 주가는 전일 뉴욕시장에서 2.3% 가량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47%나 급락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편입 종목들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는 오명도 남겼다.

트랜스오션은 지난해 억만장자인 칼 아이칸의 기업 공격을 받은 이후 배당금을 34% 가량 끌어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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