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직장인인 이원석(가명·29)씨는 첫 회식 전 상사의 다음과 같은 말에 '요즘은 정말 강권하지 않나봐' 라고 착각했다. "요즘은 술 강권 안 하지. 편하게 마셔요." 하지만 술자리가 무르익기 시작하자 상사는 말을 바꿨다. '술을 잘 마시는 것도 능력' 이라는 둥, '거래처와의 술자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둥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편하다'던 회식자리는 술 마시는 능력을 상사에게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상사야 쉬고 싶을 때 쉬어도 된다지만 이씨는 그럴 수 없었다. 결국 숙취에 시달리면서 겨우 겨우 하루를 버텨야 했다. 칼같이 술을 거절하던 동기는 상사들로부터 '쟤는 억지로 입을 벌려서 술을 쏟지 않는 한 마시지 않을 애'라는 뒷담화에 시달렸다.
4년차 직장인 김모(31·여)씨는 '화장실 자주 가기' 전략을 쓰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휴대폰을 하는 것을 지적하는 선배는 있어도 화장실에 가는 것을 지적하는 선배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회식자리가 늦어져 집에 연락하고 있는데 선배가 '앉아서 휴대폰 만지지 말고 차라리 나갔다 오라'는 지적을 들은 후부터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면서 자리를 자주 비운다"고 전했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을 지적하면 속이 안 좋다고 둘러댈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회식자리에서 술 안 마시는 방법은
첫째 아파서 약을 먹고 있다고 말한다.
둘째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면서 술 마시는 기회를 줄인다.
셋째 회식자리마저 가기 싫으면 최근 무리해 코피가 났다며 참석하기 어렵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