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국내 신진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명품 수요의 급격한 감소에 대응해 인기 K패션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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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대백화점(069960)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은 개점 이후 약 2년 3개월간 총 200여개의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더현대 서울은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끈 국내 패션 브랜드를 업계 최초로 입점했다. 최근에는 △미스치프 △세터 △드파운드 등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신진 패션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색다른 MD 구성은 MZ세대 유입을 이끌었다. 더현대 서울 구매 고객 중 30대 이하 고객 비중은 전체 65%를 차지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판교점 유플렉스관과 더현대 대구에 이어 올해는 목동점을 MZ세대가 선호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로 채웠다. 회사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에 백화점 1호 매장을 낸 K패션 브랜드 ‘시에’는 올해 연말 기준 영패션 브랜드 최초로 단일 매장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2030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더현대 서울과 시너지를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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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브랜드 유치 이어 육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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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인기 K패션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13~22일에는 서울시 및 △키셰리헤 △아티스트웨어 △포셔드 등 총 10개 K패션 브랜드와 함께 ‘서울 라이프, 서울 스타일’ 행사를 진행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비건타이거 △므아므 등 13개 K패션 브랜드가 참여하는 ‘K패션 기획전’을 열고 오프라인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진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백화점업계가 K패션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명품 수요 감소와 연관이 있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명품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명품 일변도의 상품 기획(MD) 구성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명품 매출은 -3.5%를 기록하며 8월(-7.6%)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명품 매출이 두 달 연속 역신장한 것은 기록한 2015년 2~3월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해외 명품 브랜드가 1층에 자리 잡고 있느냐가 백화점 경쟁력으로 평가되던 시절은 갔다”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미래 백화점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