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치매 노인간 성폭력을 방치하다 적발된 충남도의 한 요양원에서 이번엔 요양보호사들의 노인 학대 사실까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 충남도립요양원에서 휠체어에 탄 채 침상 난간에 묶인 한 노인이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다 포기했다. (사진=KBS 뉴스 캡처) |
|
충남도가 보령의 한 사회복지법인에 위탁해 운영 중인 충남도립요양원에는 치매를 앓는 노인 남녀 79명이 입소해 있다.
19일 KBS가 공개한 이곳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요양보호사가 입소자를 침상 난간에 묶거나 팔에 검은 멍이 든 모습, 다른 입소자가 보는데 옷을 벗기거나 나체로 목욕탕을 오가게 한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 달 분량 CCTV에서 확인된 피해 노인만 10명이 넘었다. 피해 노인 가족 A씨는 KBS에 “도립 요양원이라 사설 요양원보다 관리 감독이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 충남도립요양원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침상에 묶여 있던 노인의 팔에 멍이 든 모습. (사진=KBS 뉴스 캡처) |
|
해당 요양원은 지난달에도 입소 노인 간 성폭력을 3개월 넘게 방치했다가 내부 신고로 적발됐다.
보령시는 두 차례 현장 조사를 나가 도립요양원 종사자 50여명(조리원 등 제외)이 정서·학대 방임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종사자당 150만원~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다만 해당 요양원에 대해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나머지 입소자들을 다른 시설로 한꺼번에 전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보령시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 학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충청남도와 상의해 요양원 지정 취소 등 처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