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70%선 붕괴 눈앞..갭투자 열풍 식을까

KB국민은행 조사 12월 서울 전세가율 70.1%
2015년 6월 이후 2년반만에 60%대 진입 예상
  • 등록 2018-01-07 오전 11:50:13

    수정 2018-01-07 오후 5:47:54

그래픽=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개월째 하락했다. 현재 70% 문턱에 서있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난 2015년 6월 이후 2년반 만에 다시 60%대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0.1%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서울 전셋값은 작년 한해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매맷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KB국민은행의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1년 반만에 70%선 붕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5년 6월(69.6%) 이후 줄곧 70%를 웃돌았다.

강남(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지난달 66.4%로 한달새 0.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강북 14개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0.4%포인트 떨어졌다. 그만큼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최근 1년간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한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의 전세가율은 지난달 각각 56.4%, 55.9%, 61.0%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2%포인트, 1.1%포인트, 0.6%포인트 내렸다. 강동·동작·양천구 등은 1%포인트 이상 전세가율이 떨어졌다.

강북 14개구에서는 용산구 전세가율이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하며 58.6%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종로구는 작년 11월 70.1%에서 지난달 69.6%로 0.5%포인트 떨어져 70%선 아래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중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주요 지역 일반아파트까지 매매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2018년 새해 첫주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33% 올라 1월 첫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올해는 서울 입주 물량이 3만4000여가구로 작년보다 28.3% 늘어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가율이 하락하면 최근 2년 사이 유행처럼 번졌던 ‘갭투자’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 수 있다. 매맷값과 전셋값 격차가 벌어지면 전세를 끼고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매매하는 갭투자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결과”라며 “전세난이 한풀 꺾인다는 뜻도 있겠지만,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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