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생활 속 금융]편의점에서 돈 뽑을 수 있다는데, 뭐가 좋아요?

  • 등록 2016-10-15 오전 9:30:00

    수정 2016-10-15 오전 9:3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얼마 전 금융감독원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연말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편의점 계산대에서 돈을 뽑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의 정책인데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서비스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원래 편의점 ATM가면 돈 뽑을 수 있지 않아? 그게 차이가 있는 건가?”라고 묻는 사람도 많고요. 오늘은 이 서비스가 어떤 내용인지,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되는 건지에 대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캐시백(Cash Back), 돈을 돌려 받는다는 뜻이죠. 편의점 계산대에서 1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카드를 내고 5만원의 현금인출을 요청하면, 카드 결제 금액은 총 6만원(수수료 제외)이 되고 물건과 5만원의 현금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흔히 ‘카드깡’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의 인출 방법이죠. 이때 주의할 것은 반드시 물품 대금을 결제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제휴은행이 발급한 현금인출 가능 체크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고, 인출할 수 있는 한도도 10만원으로 제한됩니다. 앞으로 서비스 은행을 넓힌다고는 하지만 한도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금융사고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자신의 잔고에서 출금을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범위가 신용카드로 확대될 가능성도 작습니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우리에게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사실, 은행이 많은 수도권에서는 필요성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운영하는 ATM을 이용하면 되고, 수수료도 캐시백 서비스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옆에 있는데 굳이 편의점에 가서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은행 ATM 보급률이 낮은 지역이나 은행 ATM마저 문을 닫은 시간에 현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 우리나라 ATM의 54.7%는 수도권 지역에 밀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머지 중 18.9%는 대구·부산 등 5대 광역시에 설치돼 있고, 전체의 26.4% 만이 중소도시에 설치돼 있을 정도로 금융 편의성의 격차가 심각합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급하게 현금을 인출할 때 당혹스러울 때가 많은데요. 이런 상황에 전국 각지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한다면 훨씬 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이 캐시백 서비스는 ATM 유지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없기 때문에 편의점에 설치된 공용 ATM을 사용하는 것보다 수수료가 저렴합니다. 따라서 편의점에서 돈을 인출하시더라도 ATM보다는 계산대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구매해야 하는 물품이 있다면 말이죠.

이 서비스는 아직 정식 운영되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이달 말 국민·신한·우리은행 체크카드도 ‘위드미’ 편의점에서 시범운영될 예정인데요. 앞으로 GS25 등 다른 편의점 및 마트까지 제휴처를 늘려가고, 참여 은행의 수도 늘리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방침입니다. 아무쪼록 누구나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유용한 서비스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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