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주총 가다)닻 올린 오마하의 축제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3만명 돌파 `역대 최대`
오마하, `버핏 추종자`로 북적..지역상권 들썩
버핏 발언 `주목`..포스코外 한국투자 `관심`
  • 등록 2008-05-02 오전 9:06:26

    수정 2008-05-02 오전 9:09:50

[오마하(네브래스카주)=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버핏을 직접 만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설레입니다. 드디어 꿈을 이뤘어요"

오마하 공항에서 만난 캐나다인 미셸 노엘. `오마하의 현인`으로 유명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을 보기 위해 지난해 10월 버크셔 해서웨이 B주를 샀다는 그녀는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열리는 실내체육관 퀘스트센터
미국 중부 네브래스카주의 평온한 도시 오마하가 또다시 마법에 걸렸다. 세계 부호중 가장 존경받는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열리기 때문이다.

버핏의 마력에 끌려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버핏 추종자들`. 올해 주총 참석인원은 2만명을 넘어선 2006년 이후 불과 3년만에 3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벌써부터 오마하를 뜨거운 열기로 달궈놓고 있었다.
 
해마다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인트를 받는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이 서서히 닻을 올린 것이다. 올해 주총 행사는 전야제 등을 포함해 2일(현지시간)부터 4일까지 사흘동안 열린다.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버핏의 마법에 걸린 오마하

주총 열기는 오마하 곳곳에서 느껴졌다.

호텔 라운지에서 주총 참석 입장권을 목에 건 주주들과 마주치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주총 장소인 실내체육관 퀘스트센터 앞에는 미리 구경나온 주주들로 북적거렸다. A주 기준으로 한주당 1억3000만원이 넘는 주식 부자들이었지만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에선 소풍나온 소년소녀의 모습이 연상됐다.

버핏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자 예외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를 존경한다. 신뢰한다" 마치 `버핏교`의 신도들과 같은 이들에겐 우문이었다. 버핏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었다.

▲ 버핏이 50년동안 살고 있는 오마하의 집
캔사스시티가 고향이라는 앤디 포터는 "버핏이 존경받는 이유는 미국식 정신의 표본이기 때문이다"며 "그는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고 칭송했다.

`투자의 귀재` 답게 세계 경제 정치 등을 꿰뚫고 있는 버핏의 해박한 지식과 직관력. 세계 최대의 갑부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그의 생활. 재산 대부분을 자선재단에 쾌척하고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그의 모습에서 주주들은 한없는 경외심을 느끼는 듯했다.

지난 1969년 뉴욕의 전원도시 베델 평원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 `우드스탁`이 여느 음악 축제를 넘어 `반전, 사랑, 평화`라는 그당시 시대정신을 투영했다면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을 통해 인간미 있고 흥이 넘치는 `버핏식 자본주의`를 전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해마다 주총 참석인원이 늘고 있는 까닭은 `오마하의 현인` 다운 버핏의 이같은 흡입력 때문이다.

첫 주총이 열렸던 27년전 12명에 불과했던 참석인원은 2005년 2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만7000명에 달했다. 올해는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과 3년만에 1만명 이상이 늘어나는 셈이다.

퀘스트센터의 운영 책임자인 스탠 베니스는 "올해 3만~3만2000명이 주총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상권도 `버핏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한꺼번에 몰려든 주주들 덕분에 오마하는 연중 최대의 대목을 맞았다. 주총 기간에는 숙박, 항공편 등의 가격이 평상시의 곱절로 오르기 일쑤다.

렌터카업체 허츠(Hertz)의 오마하공항지점 직원인 도나는 "평상시 주말의 렌터차량은 200대 정도인데, 이번주말은 2500대가 예약된 상태다"며 "매년 이맘때가 되면 버핏이 우리를 너무 바쁘게 만든다"며 웃었다.

◇버핏의 올해 화두 주목..포스코 등 한국 투자도 관심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의 핵심은 단연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진단하는 버핏의 화두다. 특히 미국 경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주택경기침체와 신용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터라 관심은 더욱 뜨겁다.

주총장에서 오랜친구이자 사업파트너인 찰스 멍거 부회장과 함께 무려 5시간동안 단둘이 진행하는 주주와의 질의 응답시간에서 버핏이 어떠한 이야기 보타리를 풀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2006년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경고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예기치 못한 위험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경고는 전세계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적중했다.

버핏은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recession)에 이미 빠져들었고, 그 과정은 짧거나 얕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장을 이미 내놓은 상태다.

포스코 이외에 또다른 한국 주식을 매입했는지도 큰 관심사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작년말 기준으로 포스코 주식 348만6006주(4%)를 보유하고 있다. 5억7200만달러를 투자한 포스코 지분 가치는 작년말 21억3600만달러로 불어나 250% 이상의 높은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올초 새로 진출한 채권보증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후계자에 대한 그의 발언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떤 회사..주가 1억3천만원 넘어 `세계 최고`

버핏은 지난 1965년 매사추세츠주 작은 도시에 묻혀 있던 방직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당 12달러에 사들였다.

`가치 투자`에 근거한 그의 혜안과 뚝심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탈바꿈시켰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가이코, 제너럴 리 등 보험회사 10개와 보석유통업체 보셰임, 초코렛업체 시스 캔디, 에너지업체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등 비금융사 66개 등 총 76개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올들어서는 제과업체인 마스가 리글리를 인수하는데 참여했다. 자회사를 포함한 직원수는 23만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공은 재무제표와 주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난 43년전 19달러에 불과했던 주당 장부가치는 7만8000달러로 치솟았다. 연 21.1%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이다. 작년 매출액은 317억달러, 순이익은 매출액의 40% 이상인 13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모아져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A주는 1일 현재 13만3900달러로 마감했다. 한주의 가격이 우리돈으로 1억3000만원을 넘고 있다. 버핏이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세계 최대 갑부로 등극하게 된 배경이다.

B주의 종가는 4460억달러를 기록했다. B주는 버핏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행한 것으로 의결권은 A주의 20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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