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독도 한반도기’를 들고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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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반도기가 11년 만에 다시 펄럭였다. 지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국제 대회에서 남북 선수단의 공동입장이 이뤄지면서다. 그러나 남북 평화의 상징인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으로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넣은 모습의 한반도기는 지난 1990년 탄생했다. 남북이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단일팀 선수단이 들 단기 형태를 합의하면서다. 그러나 당시 단일팀 구성이 끝내 무산되면서 한반도기는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등장한 한반도기는 남북의 ‘지바 합의’에 따라 한반도에 제주도를 상징적으로 그려 넣었지만 독도와 마라도 등 기타 섬들은 표기하지 않았다.
이후 남북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9차례 국제대회에서 공동입장마다 관례처럼 한반도기를 들었다. 11년 만에 이뤄진 공동입장에 재등장한 한반도기에도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독도는 표기하지 않았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는 북한 응원단이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일본 측이 북한 응원단의 독도 한반도기 사용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다. 지난 4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평가전에 북한 응원단의 독도 한반도기가 등장하면서 일본 측이 항의하고 나섰지만 북한 응원단은 이후에도 독도 한반도기를 응원에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한 매체는 일본의 문제 제기에 대해 “독도는 법적 근거로 보나 역사적 근거로 보나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서 그 영유권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며 “통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문제도 아니고 따지고들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고 반박했다.
IOC가 이번 올림픽의 남북 한반도기에 독도를 뺄 것을 권고하면서 들었던 이유는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올림픽 정신’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수단의 공동입장에 사용된 공식 한반도기에 독도가 표기된 적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는 국민 정서를 반영해 독도를 표기한 한반도기를 들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