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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5060세대는 자기 자신보다 ‘가족’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부모와 자녀 부양을 동시에 하면서도 손자녀 양육을 위해 자녀와 동거하며 상당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은퇴 후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미리 노후준비도 하는 등 ‘3중고’를 겪고 있었다.
7일 한화생명이 발표한 ‘라이프 트렌드 및 금융 스타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가족’ 관련 게시물은 5060세대가 18.6%로 2030세대(3.2%)보다 6배 가량 많았다. 또 ‘걱정’ 관련 키워드는 5060세대의 경우 가족·자식·미래·일자리·노후 등 ‘가족 걱정’이 주를 이룬 반면 2030세대는 직장·사랑·친구·야근 등 ‘본인 걱정’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는 ‘가족’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자녀와 부모에 대한 부양을 동시에 하고 있어 금전적인 고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의 가족 관련 걱정거리는 △간병(18.4%) △용돈(14.2%) △희생(13.8%) △자녀결혼(13.1%) △금전적요인(12.4%) △요양원(11.2%)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부모(29.6%)와 자녀(25.8%) 한쪽 보다 양쪽 모두(44.6%)에 대한 부양 고민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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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녀 양육을 위해 자녀와 동거하는 시니어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 MDIS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5060세대가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로 ‘손자녀 양육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7년 13%에서 2017년 35%까지 10년 사이 약 3배나 증가했다.
5060세대는 은퇴 후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려는 경향도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2007년 50대 73%, 60대 53%에서 2017년 각각 80%, 66%로 늘었다. 반면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의탁하려고’라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9%로 절반 가량 줄었다.
5060세대는 금융 태도에 있어 ‘모범생’이었지만 금융 지식은 ‘열등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고객 보험계약대출 계약 건을 분석한 결과 5060세대의 연체 경험은 52.0%로 2040세대(65.7%)에 비해 13.7%포인트 낮았다. 신용대출에서도 연체 경험은 5060세대(27.6%)가 2040세대(55.6%)의 절반에 그쳤다. 평균 연체월 수도 20대는 2.54개월인 반면 50대는 0.43개월, 60대는 0.39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융이해력은 타 연령 대비 5060세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특히 60대의 경우 단리 계산(52점)과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38.8점) 관련 점수가 타 연령층 대비 현저히 낮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지난해 소비자행태조사에서도 ‘투자결정을 스스로 내려본 경험이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3040세대(17.4%) 대비 5060세대(27.5%)가 10%포인트 가량 많았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부모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생각이 커진 반면, 자녀는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줄어들고 있다”며 “50대에 자녀 졸업 등으로 등록금과 학원 비용이 감소하면 또 다시 60대에 손자녀의 유치원비를 감당하는 등 5060세대는 부모 부양, 자녀·손자녀 교육, 은퇴 준비까지 스스로 감당하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