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증]①왜 했나?…재무개선 더딘데 갚을 돈 많아

  • 등록 2015-01-07 오전 8:30:47

    수정 2015-01-07 오전 9:07:1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6일 장 마감후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했다. 세간의 이목이 회사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주주배정 증자를 결정한 이유는 재무개선을 위한 자구계획 이행속도가 더딘데 비해 돈이 들어갈 때는 많기 때문이다. 최근 동부건설 부도사태 등에서 나타나듯 채권단의 강한 스탠스도 유증 결정 판단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013년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자구계획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던 자금조달 방안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자구계획에서 △한진에너지 보유 에쓰오일 지분매각(2조2000억원) △B747-40 등 노후항공기 13대 매각 △인천 율도 비축유 기지를 비롯한 부동산자산 매각(1조400억원) 등 총 3조49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198만주를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하는 것이었다. 아람코와는 지난 8월 당초 매각예상대금보다 2200억원 줄어든 1조98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에쓰오일 지분 매각대금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EU 등 관계당국의 인허가 완료 후 매각대금 지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지분 매각대금이 들어오더라도 한진에너지 차입금 상환(1조500억원)과 양도차익 법인세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은 최대 9000억원 선이다.

에쓰오일 지분매각을 제외한 자구계획은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노후 항공기매각은 예정금액 2500억원 중 570억원만 이행됐고, 인천 율도 비축유 기지 등 부동산매각 이행률은 작년 말까지 ‘제로’다.

재무개선 이행계획이 더딘 가운 가운데 지난해 3분기말 차입금(별도기준)은 신규 항공기 투자와 한진해운 지원 등으로 작년말 13조9400억원에서 14조5300억원으로 늘었고, 같은기간 부채비율도 823.3%에서 837%로 증가했다. 작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한다는 추정치가 나온다.

자구노력을 통한 재무개선 속도가 더디고 재무지표는 악화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노후항공기 교체 등을 위한 신규투자가 또다시 계획돼 있고, 그에 앞서 회사채 9100억원을 포함 4조원의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대한항공 보고서에서 “S-Oil 지분 매각 등 자구노력 성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지만, 항공기 도입과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 자금수요가 여전히 많아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게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전액은 올 3월부터 7월까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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