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분양가 상한제와 별개로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시 재개발 조합원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반대로 분양가를 높게 제시할 시 일반 분양의 문턱이 높아져 공급 대책 효과가 반감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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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주택공사(SH공사)·국토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공공재개발의 분양가 기준을 마련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은 지난해 5·6 대책 때 처음 나온 대책으로 정부의 핵심 공급 방안 중 하나다. 공공재개발은 사업성 부족, 주민갈등 등으로 장기간 정체된 재개발사업에 SH 등 공공시행자가 참여해 안정적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공공재개발을 통해 최소 4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공공재개발 사업장의 용적률을 높여주고, 여기에 임대 아파트를 조성하는 대신 일반 분양분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제외할 계획이다. 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조합에 사업성을 보장해주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14일 흑석2구역을 비롯해 △양평13구역 △용두1-6구역 △봉천13구역 △신설1구역 △양평14구역 △신문로2-12구역 △강북5구역 등이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상태다. 양평13구역 관계자도 “아직 정부로부터 분양가 관련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5·6대책 이후 6개월이 넘도록 분양가를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업성과 공공성의 딜레마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해주기로 했지만 시세 수준의 분양가를 제시할 시 일반 분양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높은 분양가로 분양이 흥행에 실패할 시 공급대책이라는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어떤 기준으로 마련할지 아직 논의 중”이라며 “사업별로 감정가액과 공공물량 비율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일원화된 기준을 마련하는 게 쉽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금액과 주변 아파트 시세 사이에 분양가를 정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분양가뿐만 아니라 공공재개발 사업의 법적 근거 마련도 미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구체적임 임대 비율 조정 등을 놓고 아직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공공재개발 조합 측은 “기준이 없으니 주민 동의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평14구역 조합관계자는 “사업성과 임대비율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 동의를 어떻게 받으라는 것이냐”며 “선정된 게 이득이 될지, 불이익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개재발의 최종 대상지가 되기 위해서는 전체 주민 3분의 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