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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따로 놀 수 없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미국은 유연한 접근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 실장은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제까지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던 문제였고 그 부분에 대해 한미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종전 선언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또 두 달 뒤 이어진 6·12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서 종전 선언을 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련 논의도 사라졌다.
그러나 종전선언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북한이 종전선언을 빌미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청하거나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서해 상에서 실종된 우리 측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되고, 북한이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가능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 실장이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미국이 종전선언 자체에 대해서는 선택지로 남겨 뒀지만 그 시기와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함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하기 전에는 대북 제재 완화 등을 검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주민들이 더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북한과 의미 있는 협상을 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