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만 15세를 대상으로 국제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피사테스트(Pisa test)에서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세계 상위권의 우수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국민역량은 30대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특히 한국 국민들의 성인 역량은 50대 이후 급락하고 있다. 한국 국민은 젊었을 때 반짝 공부하고, 그 이후 교육과 학습기회가 매우 낮은 편이다. 한국은 30대 이후 국제 최하위 수준의 교육 투자의 나라다. 유럽은 GDP 대비 사람투자 집중률이 2.7%이지만 한국은 0.7%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 결과 50대 이후 한국 국민의 역량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인 피악(PIAAC)에 의하면 한국인의 55~65세의 점수는 33개국 중 꼴찌에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의 역량이 낮아지면서 세계 최고의 자살률의 나라, 노년이 불행한 나라가 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선진국경제로 진입하는 지금에도 국민들의 행복도는 웬만한 후진국보다 낮다.
현재 우리 정부는 코로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사상 유래 없는 큰 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뉴딜정책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구제(Relief)·회복(Recovery)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개혁과 전환(Reform)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뉴딜정책에는 전환을 위한 목표와 비전이 부족하다. 3만 달러 시대를 개척해가야 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대전환은 휴먼뉴딜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는 노동 방법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인간의 확장과 증강인간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사회가 디지털화되고 스마트화될수록 육체노동에 기반한 일자리는 감소될 것이며, 창조의 주체인 지식노동기반 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 중에 700여만명은 보호와 당장 지원이 필요하지만, 약 4300만명은 디지털과 그린사회로의 혁신주체가 되도록 흔들어 깨우쳐 주어야 할 국민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휴먼뉴딜을 역량있는 국민으로 키워주는 방향으로 휴먼뉴딜을 진화하고 확장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휴먼뉴딜이 국민역량 증진 중심으로 휴먼대전환 정책으로 확장될 때 현재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고용률 향상도 가능해질 것이고 △사람투자-고용-혁신 △소득-복지 △재정의 선순환도 가능케할 것이다.
국민고용률이 78% 이상을 기록하는 스위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의 특징은 평생학습을 통해 지속적인 국민역량개발기회를 제공 받고 있다는 점에 있다. 국민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수가 되고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용이 가능하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도 청년기만 공부하는 사회에서 평생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가는 사회로 전환돼야 한다. 확장적 휴먼뉴딜은 국민역량강화에 대한 기존의 판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 국민 대전환을 위한 확장적 휴먼뉴딜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호모헌드레드 사회를 살아가는 역량있는 국민을 만들어가야 한다. 100세 시대에 걸맞은 국민역량개발과 사회안전망의 나라가 돼야 한다. 38세가 직장생활의 마지노선이 되는 38선, 45세가 정년이 되는 45정, 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이라는 56도, 62세까지 일하면 5적이 되는 625. 이런 용어가 우리 사회에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고의 국민복지는 노동복지(workfare)이다. 일하는 삶에서 함께 보람을 찾고 행복을 누리게 해야 한다. 일찍 퇴직하는 사회로는 건강한 국민이 되기 어렵다. 이를 위해 평생학습국가로 가야 한다. 평생교육투자가 많은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국가들은 역량과 행복도 모두 최상위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셋째, 혁신이 있는 나라, 고용률이 높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 자본주의는 혁신을 먹고 산다. 혁신이 있는 곳에 고용이 있고, 역량 있는 국민이 있는 곳에 혁신이 일어난다. 혁신이 없으면 자본주의 진화가 막히고 일자리가 없어지고 사회혼란이 생긴다. 혁신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로 주어진 보너스나 월급이 지역사회내 삼겹살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가는 국민을 일할수 있는 인재로 키워가야 하고, 역량 있는 국민이 혁신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하이테크산업일수록 하이터치한 국민이 필요하다. 사회에 더 필요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독일 4차산업혁명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도 작업자들의 제안활동이 전체 생산성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도 사람들의 아이디어 역량이 가장 중요한 투입요소다. 혁신이 만들어내는 고용으로 죽을때 까지 일할 수 있는 나라가 행복한 나라다. 북유럽은 78% 고용으로 행복한 국가의 사례다. 1776년 아담스미스의 국부론(혹은 1759년 도덕감정론)으로 시작된 자본주의는 1800년대 막스를 거쳐, 막스가 죽은해 1883년 케인즈와 슘페터가 태어났다. 슘페터는 혁신이 없으면 자본주의는 사회주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이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시대를 만드는 혁신을 경험해 왔다. 아날로그시대를 디지털시대로 바꾼 자랑스러운 혁신의 나라다. 한국경영학자가 뽑은 한국 최고 혁신의 해는 반도체를 시작한 1983년이다. 약 40년 전에 미래의 산업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 사회는 더 어려워 졌을 것이다. 이제 역량 있는 국민이 인공지능(AI) 사회를 선도하는 새로운 혁신시대를 열어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