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지역 초소형 아파트 가격 급등
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북 지역 중에서도 66㎡ 미만의 초소형 아파트(재건축 아파트 제외) 값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서울시내 아파트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노원구의 66㎡ 미만 아파트가 가장 높은 상승률(4.58%)을 기록했다. 다른 지역들도 상황은 거의 같았다. 도봉구(4.52%)와 금천구(4.16%), 용산구(3.51%) 역시 66㎡ 미만 아파트 가격이 다른 평형들보다 크게 올랐다.
그리고 66~99㎡(20평형대)의 경우, 초소형 주택보다 상승폭은 작지만 다른 중대형 주택(상승률 0.1%대 미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용산구 2.32%, 노원구 2.28%, 강북구 1.71%, 마포구 1.51%를 기록했다.
단지별로는 노원구 하계동 장미6단지 59㎡(18평형·시세 1억5250만원)가 올 들어 3350만원(28.15%) 올랐고, 상계동 주공12단지 59㎡(18평형)는 연초 이후 24.49%(3000만원) 상승해 평균 1억5250만원 정도이다. 은평구 녹번동 현대아파트 82㎡(25평형)도 같은 기간 5000만원(23.26%) 올라 평균 2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 인기, 강남으로 확산
초소형 아파트 값의 상승 추세는 강남 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구 수서동 신동아 아파트 59㎡(18평형)는 올 들어 13.8%(4000만원) 올라 현재 3억3000만원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주변의 다른 소형 아파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개포동 대치 아파트 46㎡(14평형)의 시세는 3억6000만원으로 연초 이후 2000만원(5.88%) 올랐고, 일원동 수서 아파트 59㎡(18평형)는 같은 기간 500만원(1.75%) 올라 3억9500만원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공급 부족·수요 급증이 가격 상승 요인
초소형 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한 근본 이유는 이들 주택에 대한 공급 부족에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민간 건설사들은 소형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를 공급하는 데 주력해왔다. 공공 부문에서도 소형 주택이 주로 임대 아파트 형식으로 공급되면서 일반 초소형 아파트가 부족해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뉴타운 개발로 다세대 주택 철거가 본격화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재건축 규제 및 1가구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형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도 늘고 있다.
상계동의 공인중개사 김모(여·46)씨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평형이 작은 아파트를 구입한 뒤 임대사업을 하겠다는 문의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기존 보유자들은 현재 가격으로는 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매물로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및 대출 규제가 완화돼 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다시 몰릴 때까지는 소형 주택 강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