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주택자로 위장해 세금을 회피하는 외국인 다주택자에 대한 검증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
인수위는 14일 “인수위 경제1분과는 국세청과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 필요성’ 논의를 통해 국민의 거주권 보호와 공정성 제고를 위해 다주택자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7일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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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2017~2021년)새 외국인이 취득한 국내 집합건물은 6만 6069건으로 한해 평균 1만 3213건에 달한다. 인수위는 국내 주택을 취득하거나 보유, 양도할 경우 내국인과 동일하게 져야 할 납세 의무를 피해가는 외국인에 대한 탈세 방지책을 강화한단 계획이다.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하고 팔면 양도차익의 6~45%(누진세율)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20%포인트(2주택자)나 30%포인트(3주택 이상)가 중과된다. 그러나 외국인의 경우 가족 명의로 갖고 있는 주택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다주택자인 경우에도 1주택자로 위장해 세금을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수위는 “일부 외국인 세대가 본국에서 자금을 동원, 주택을 투기성으로 매입해 국내에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가족의 동일세대 파악이 어려운 점을 악용해 1주택자로 위장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와 국세청은 이같은 다주택 외국인에 대한 검증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국세청은 “주택을 양도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대별 다주택 보유 여부를 면밀히 분석해 양도세 회피 등 탈루 여부를 중점 검증하고, 외국인이 주택을 양도할 경우 세대별 주택보유 현황자료를 제출 받는 등 공정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의 고가 주택 또는 다주택 취득에 대한 자금 출처 검증도 내국인 수준으로 강화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앞서 후보 시절 외국인 주택거래 자금출처 조사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해 탈세를 막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세청은 “외국인의 고가·다주택 취득에 대하여 임대소득 탈루는 물론,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취득자금 출처를 검증하여 탈세를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취득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구축에도 나선다. 국세청은 “지역별, 용도별, 유형별 보유현황에 대한 데이터 구축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탈루 혐의가 짙은 투기성 거래에 대해서는 내국인과 동일하게 무차별 원칙에 따라 조사를 강화하는 등 불공정 탈세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