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사모펀드]명절이면 넘쳐나는 포장박스…'품격있는 그녀' 웃다

‘품격있는 그녀’의 배경된 영풍제지 사모펀드 매각후 순항
  • 등록 2017-10-07 오전 10:35:21

    수정 2017-10-07 오전 10:35:21

태림포장 생산 제품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명절이면 가장 바빠지는 사람은?” 1순위 답변은 사람마다 의견차가 있겠지만 누구든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한 직업은 바로 택배 기사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가장 많이 들려있는 건 다름 아닌 종이박스다.

온라인쇼핑이 늘어나고 택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종이박스 산업 역시 덩달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골판지상자의 국내 총 생산량은 2014년 53억㎡에서 지난해 56억㎡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국내 사모펀드들은 이미 종이박스의 원료인 골판지 사업에 눈을 돌렸다. 특히 창업자의 2세에 상속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혹은 발생할 여지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매물을 물색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가 인수한 기업은 업계 빅5 중 하나인 태림포장이다. 태림포장의 창업주인 정동섭 전 회장은 두 아들에게 기업을 상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세금 뿐만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러한 고민을 알게 된 IMM PE는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고, 2015년 태림포장을 약 3500억원에 인수하게 됐다. IMM PE는 태림포장 인수 후 가장 먼저 지배구조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데 힘썼다.

이를 위해 김영식 전 무림오피스웨이 대표를 영입했고 골판지산업과 관련이 없는 골프장 및 투자컨설팅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계열사별로 따로 관리되던 공장도 본사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태림포장 경영개선 작업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림포장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90억원으로 전년(20억원)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3779억원으로 7.8%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도 전년(1785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2638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골판지 제조업체 영풍제지는 드라마 ‘품격있는 그녀’의 배경이 된 회사로 유명하다. 영풍제지는 지난 2013년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이 회사 창업주이자 남편인 이무진 전 회장으로부터 두 아들을 제치고 경영권 지분(51.28%)을 물려받아 화제가 된 기업이다. 노 부회장은 2008년 35세 연상인 이 전 부회장과 결혼한 바 있다. 하지만 노 부회장은 증여세 부담 등으로 2015년 말 경영권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큐캐피탈이 노 부회장의 지분을 사들였다.

여러 구설수가 있었던 기업이지만 큐캐피탈은 영풍제지의 경영개선 작업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노 부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후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던 고배당을 다시 기존 수준으로 낮췄고 판관비도 14% 가량 줄였다. 이러한 일련의 기업 경영개선 작업에 힘입어 영풍제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875억원으로 13.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1억원 적자에서 54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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