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로 접어들며 담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담배 수요는 지난해보다 35% 이상 줄었지만, 2분기 담배 수요는 전년대비 19% 감소하는데 그쳤다. 금연에 실패한 사람들이 늘어나며 3분기에는 담배수요 감소가 전년대비 -13%까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T&G도 2분기 실적에서 담배 수요 회복 덕을 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2% 증가했고, 매출도 4.0% 늘었다. 담배 수요 회복이 계속된다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KT&G의 하반기 사업전망이 무조건 밝지만은 않다. 민영진 전 KT&G 사장이 임기를 7개월 남기고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밝히며 KT&G는 수장을 잃은 상태로 본격적인 하반기를 맞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 전 사장의 사퇴로 KT&G의 새로운 사장 자리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민영화된 회사지만 ‘낙하산 인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낙하산 인사에 따른 분쟁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아직 국민연금이나 기업은행 등 정부 관계기관의 지분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노조는 벌써 차기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는 뜻을 강경하게 밝히고 있다. KT&G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담배 업계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해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KT&G는 담배 수요 회복, 수출 증가 등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외산 담배업체들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부담이다. 올 초 담배 세금이 인상되자 외산 담배 업체들은 기존 200원가량 비쌌던 외산 담배들의 가격을 국산 담배 수준으로 낮췄다. 외산 담배가 KT&G의 주력상품과 같은 가격에 판매되자 KT&G가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 담배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고 KT&G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담배 소비가 회복됐다고 KT&G가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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