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청소년 흡연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액상 전자담배 ‘쥴’(Juul)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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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쥴 전자담배의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다. FDA는 쥴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 회사의 전자담배가 공중보건에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쥴 측은 “우리는 FDA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의 제기 등 (판매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쥴 전자담배는 이동형저장장치(USB)처럼 생긴 충전식 기계에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 궐련 담배 향과 더불어 과일향 등이 나는 가향 제품을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다수 미국 청소년들이 쥴의 가향 제품을 찾으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2017년 고교생의 전자담배 흡연율은 11.7%였으나 2019년 27.5%로 상승했다. 이에 FDA는 2020년 멘톨과 일반 궐련 향을 제외한 가향 제품 판매를 금지했고 작년 고교생 전자담배 흡연율은 11.3%로 떨어졌다.
외신들은 쥴이 살아남으려면 미국 외 다른 국가를 공략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들도 액상형 담배의 건강 문제를 우려하며 쥴 판매를 금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서도 쥴은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로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 쥴은 결국 한국 시장 진입 1년 만인 2020년 5월 전격 철수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필립 고험 애널리스트는 “쥴이 앞으로 가치를 창출한 유일한 기회는 미국 외 글로벌 시장에 있지만, 다른 국가 규제기관들도 FDA와 비슷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