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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편은 결혼생활 내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한 남편은 1만~2만원 장봐서 오는 것까지 잔소리를 늘어놓고, 생활비를 제게 맡기지 않아 돈이 필요할 때마다 마음 졸이며 부탁하고 잔소리를 듣고서야 조금씩 받았습니다. 결혼 20년째가 되던 해엔 ‘상속포기 각서’를 쓰라고 하더군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괴롭고 억울했지만 남편과 싸우기 싫어서 ‘남편이 사망하면 상속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썼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지만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결혼 30년만에 이혼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서 ‘이혼하고, 50%의 비율로 재산을 분할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후 남편이 항소해서 항소심 소송을 진행하던 중, 남편이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때부터 더 큰 배신감이 몰려왔죠. 저를 엄마처럼 따르던 아들이 “어머니는 상속포기도 했고 이혼소송까지 했으니 상속인은 나 혼자고 아버지 재산도 전부 자신의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아들 말처럼 저는 재산분할도, 상속인 자격도 없는 건가요?
-이혼소송 1심에서 이혼 판결이 난 상태인데요. 사연자는 남편의 상속인이 될 수 있을까요?
-남편이 사망했는데, 진행 중이던 이혼소송 항소심은 어떻게 되나요?
△이혼소송의 경우, 일반적인 민사소송하고는 달리 아들이 아버지의 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송을 승계해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재산권에 관한 소송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그 지위를 승계해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데요. 이혼 소송은 신분관계에 관한 소송, 즉 한 사람에게만 그 지위가 전속되는 사안이어서 소송 당사자의 사망과 동시에 종료하게 됩니다.
-이혼소송 1심 판결의 재산분할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판례에 따르면, 재판상의 이혼청구권은 부부의 일신전속의 권리이므로 이혼소송 진행 중 배우자 일방이 사망한 때에는 상속인이 그 절차를 승계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이혼에 병합해 제기한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배우자 일방이 사망하면,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이 또한 유지할 이익이 상실돼 이혼소송의 종료와 동시에 재산분할에 관한 소송도 종료된다고 봤습니다. 결국 이혼소송 1심 판결의 내용은 전부 없어지게 됩니다.
-사연자가 쓴 상속포기 각서 때문에 상속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사연자가 이혼소송에서는 50%의 재산분할을 받았는데요. 상속은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을까요?
△유언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로, 민법 제1009조에 따르면 배우자는 1순위 상속인의 상속분에 5할을 가산해 같은 순위로 상속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인이 아들과 사연자인 아내만 있다면, 법정상속분은 아들이 1이 되고 아내가 1.5가 됩니다. 상속 재산을 10으로 보면 아들이 4, 아내 6의 비율로 상속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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