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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년 연속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월 유가족 및 제주도민의 오랜 여망을 담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된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추념식에는 사상 최초로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군경 최고 책임자가 정부에서 주관하는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을 향한 의지”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이번 4·3 특별법의 개정 역시 4·3을 역사의 제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해 모든 산 자들이 서로 손을 잡았기에 할 수 있었다”라며 “국회도 여야 없이 힘을 모았다. 4·3 특별법 개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은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추념식 후에는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 동백꽃을 헌화 및 분향했고, 4·3특별법 개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추념식 현장에는 좌석 사이에 동백꽃(돔박꼿) 다발을 의자 위에 올려놓아 ‘참석하지 못한 4·3 희생자 영령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4·3사건 당시 부모와 오빠를 잃은 손민규 여사(87)의 사연을 외손녀 고가형(17)양이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손 여사의 오빠는 군사재판을 받고 복역 중 행방불명됐는데, 지난 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이 끝난 후 손 여사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 부부는 4·3평화공원 위령제단으로 이동해 국방부 의장대의 지원을 받으며 4·3 영령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 및 분향했다. 이후 위패봉안관으로 이동해 4·3특별법 개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4·3특별법은 2000년 제정돼 7차에 걸쳐 개정됐으며,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모든 법률과 시행령을 묶어 만든 책자에 서명했다.
서명식 행사에는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서욱 국방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