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준 라프텔 대표. (사진=라프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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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대학생 이모씨는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다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들이 없어지고 아동형 채널로 전환돼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보고 있다. 하지만 각 플랫폼마다 감상 가능한 애니메이션 목록이 달라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어디 있는지 알기 힘들어졌다. 또한 무료가 아닌 돈을 지불하고 감상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불법사이트들이 있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걱정이다.
이씨와 같은 애니매이션 마니아들을 위한 무료 애니매이션 서비스가 나왔다. 국내 스타트업 라프텔이 운영하는, 합법적인 무료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라프텔’이다. 이 앱은 약 3~6개 영상 광고를 시청하면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볼 수 있다. 라프텔에서는 최근 방영 중인 신작부터 ‘디지몬 어드벤처’, ‘베르사유의 장미’ 등 추억의 애니메이션까지 약 1만5000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동안에는 무료 애니메이션을 즐기려면 불안정하고 위험한 불법사이트를 이용해야 했지만 라프텔은 합법적인 사이트여서 이같은 우려를 덜었다. 또한 라프텔은 개인 취향에 맞춰 작품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 현재까지 감상한 작품들에 별점을 매기면 이를 기반으로 이른바 ‘덕력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에 맞는 작품을 소개한다.
김범준(32) 라프텔 대표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시장은 실제보다 많이 저평가 돼 왔다고 생각한다”며 “서브컬쳐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법시장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불법시장을 양지화해 애니메이션 제작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건전한 애니메이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장기적으로 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 시장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라프텔은 불법 사이트들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사용자 취향이나 작품 속성 등을 통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면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콘텐츠 수급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 시스템을 국내에서 입증한 후에는 일본과 북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프텔은 팁스(TIPS) 등 다양한 정부 지원 과제에 선정돼 있으며 프라이머, 에버그린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