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팀(이명덕, 장혜경, 김신영 교수팀)은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온 선천성 거대결장증 환아 모자 오마르 알쉐히(Mouza Omar Alshehhi, 여, 12)에게 복강경 수술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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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아부다비에서 태어난 모자는 생후 선천성 거대결장증으로 고통을 받던 중 2004년 인도 봄베이에서 1차 수술을 받았다. 약 2년간은 제대로 배변 했으나 다시 통변이 불가능해지고 관장과 세척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2008년 본국에서 2차 수술을 받았으나 별다른 차도가 없었고, 변을 참지 못하고 흘리는 변실금까지 발생했다. 기저귀는 모자의 생활 필수품이 되버렸다.아부다비 보건청은 모자의 완치를 위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소아외과를 개설한 영국 런던 소재의 한 유명 병원으로 의뢰했다. 세계적으로 많은 인재를 키워낸 영국의 자존심이기도 한 이곳에서 총 3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대변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었고 오히려 혈변과 빈혈과 함께 배변 자가능력과 변의기능을 상실해 하루종일 변을 흘리는 실금 상태로 지내게 되었다. 담당 주치의는 “이제 더 이상 개선시킬 방법이 없으니 변실금에 대한 항구적 관장용장루수술 밖엔 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최근 1년 사이 모자와 같은 아부다비 출신 선천성 거대결장증 환아 아이샤(여, 5)의 수술을 성공시킨 것 뿐 아니라 고난이도 조혈모세포이식으로 백혈병을 치료한 루다(여, 8)의 사례를 듣고 한국 의술을 신뢰하며 서둘러 출국길에 올랐다.
지난 1월 3일 입원한 모자는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받기 위해 대장 내시경, 배변 촬영, 대장 조영술 검사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국내 첫 소장이식을 성공하고 거대결장 수술 및 장 재활 수술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이 교수였지만 검사 결과를 받아 본 순간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다른 나라에서 수 차례 실시한 수술로 항문관은 거의 망가져 10mm 내시경도 깊숙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협착이 심하고 전혀 움직이지 않을 만큼 항문관 주변과 단단히 얼어붙은 상태(frozen pelvis)가 되버렸다. 또한 이전 3차례의 수술로 여러 개의 커다란 개복수술창을 볼 때 장기들의 유착이 심해 수술 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것을 예상했다.
또한 이 교수는 다른나라에서 실시한 1차 수술은 어떤 방법이 쓰였는지 기록을 찾을 수 없었으며, 2, 3차 수술 이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직장맹관의 처리 모양에 대한 기록이 없어 검사로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모자는 지난 1월 22일 수술에 들어갔으며, 장시간으로 예상된 수술 시간은 이 교수의 집도로 6시간 만에 끝났다. 수술 뒤 모자는 회복기간을 거쳤으며, 이 기간 동안 다른나라에서 수술 후 발생한 혈변과 변실금 등의 부작용도 없이, 항문감각이 살아나 변의를 느낄 수 있게 됐다. 또한 배변의 자가 조절도 가능해졌다.
환자의 어머니 아스마씨(35)는 “아이가 다른 나라에서 수술을 받았을 때 8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큰 창상을 남기고 개복했었다”며 “한국은 길이 1cm 남짓한 구멍 3개를 이용, 수술 시간도 6시간으로 단축되고 수술 후 바로 안정을 찾은 수준 높은 의술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아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며 직접 목격한 놀라운 사실들을 지인들에게 전파하고 다음에는 한국을 여행 목적으로 다시 찾겠다”고 전했다.
이명덕 교수는 “수술은 정성의 결과이며, 환자에 대한 개별적 판단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또한 “현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환자를 전담 관리하는 국제진료센터의 정성과 노력으로 수술의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