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AR·VR' 서비스 봇물..품질은 '아직'

AR 앱 출시한 SKT-LG유플러스..KT는 단독 VR기기 출시
서비스 품질은 아직, 데이터 소모량 걱정
인스타그램, 네이버도 진입..스타트업도 활발
  • 등록 2019-08-18 오전 11:47:03

    수정 2019-08-18 오후 5:01: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동통신 회사들이 잇따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완벽한 품질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R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랜더링 기술이 발전했다지만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고, VR을 볼 때 필요한 HMD도 6축(6DOF) 자유도가 아닌 3축 HMD에 머무는 등 기술 발전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연말 국내 5G 가입자가 400만 명을 넘고 내년에는 1400만 명을 넘는 것을 계기로 AR·VR 같은 실감미디어의 질과 양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이 올림픽공원에서 점프 AR 앱을 켜고 AR기술로 구현한 ‘자이언트 캣’을 즐기는 모습이다. SK텔레콤 제공
▲KT 모델들이 4K 초고화질로 현실감을 높인 ‘KT 슈퍼VR’을 소개하고 있다. KT제공
▲서울 서초동 아리랑TV에 위치한 국내 최초 ‘U+AR스튜디오’에서 모델이 4K화질의 360도 AR콘텐츠 제작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 제공
AR 앱 출시한 SKT-LG유플러스..KT는 단독 VR기기 출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은 모두 실감미디어 기술이나, 가상의 물체·정보를 컴퓨터가 모델링한 것을 보여주는 AR이 HMD를 쓰며 사용자의 시야 전체를 영상으로 채우는 VR보다 시장 규모가 크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AR·VR 시장은 1050억 달러(한화 118조 9650억원)로, 이중 86%에 해당하는 900억 달러(101조9700억원)는 AR 시장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달 ‘Jump AR’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U+ AR’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두 앱은 무료다.

‘Jump AR’앱을 켜면 △어디에 있든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그랑서울 리그오브레전드(LOL) 전용경기장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고 △서울 올림픽공원이나 여의도 공원에 가면 자이언트캣(거대 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U+AR’앱을 켜면 △TV 속 스타를 책상 위로 불러내 입체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고 △ 좋아하는 스타를 실제로 만난 것처럼 입체 스티커로 만들 수 있다.

KT는 스마트폰을 끼워 보지 않는 독립형 VR ‘수퍼VR’을 출시했는데, 45만원의 기기와 서비스 이용료 월 8800원만 내면 매월 2종의 신규 게임과 10편의 최신영화를 VR로 볼 수 있고, 올레 tv 모바일 앱을 탑재해 100여개의 실시간 채널과 18만여편의 VOD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이 올림픽공원에 만든 ‘5GX 섬머 페스티벌 쿨 파크’에는 풍선같은 재질의 거대 고양이 조형물이 실제로 설치돼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서비스 품질은 아직, 데이터 소모량도 걱정


하지만 서비스 품질은 아직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올림픽 공원에 만들어진 SK텔레콤 ‘Jump AR’의 AR동물원 기능은 기대만큼 자이언트캣이 실감나게 느껴지지 않았고, LG유플러스 ‘U+AR’도 아이돌 마니아 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KT ‘수퍼VR’ 역시 비싼 기기 값에다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이 여전하다는 문제가 있다.

전진수 SK텔레콤 5GX 사업단장은 해리포터 AR에 대한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던 데 대해 “설사 흥행하지 못해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AR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서비스가 나오고 고객 반응을 보고, 계속 살피는 스타트업 같은 애자일(Agile, 민첩한) 방식을 도입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Jump AR’ 앱 다운로드 화면.
LTE 가입자가 ‘Jump AR’이나 ‘U+ AR’을 쓸 때 주의할 점도 있다. 5G 가입자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150GB 이상이라 걱정없지만 LTE 가입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Jump AR’앱은 다운로드받는데만 300MB여서 LTE 가입자라면 와이파이 지역에서 다운받아야 한다. 전 단장은 “앱 용량을 300메가 정도로 한 것은 많은 캐릭터들을 3D베이스로 서비스하면서 최적화해 서비스하기 위해서였다”면서 “10월 이내로 아이폰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네이버도 진입..스타트업도 활발

SK텔레콤은 연내 특정 가게에 방문해 AR앱을 비추면 멤버십을 연계해 혜택을 주는 ‘AR 멤버십’을 시작하고 쥬라기 공원의 IP와 제휴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을 AR동물원에서 구현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연내 100억원을 AR에 투자하고 구글과 VR 콘텐츠를 개발한다. KT 역시 미국 출판사 스콜라스틱(Scholastic)과 AR·VR 키즈 영어교육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롯데백화점 등과 제휴해 전국 핵심 상권과 핵심 유통점에 VR체험존을 만들고 말레이시아 VR테마파크를 8월 28일 오픈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도 할 계획”이라며 “중소 전문업체와도 제휴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체 외에도 AR VR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인 업체들이 적지 않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이용자가 손쉽게 AR 콘텐츠를 제작하고 스토리에 공유할 수 있는 ‘스파크 AR (Spark AR)’ 플랫폼을 공개했고, 네이버는 3분기 스타 영상 실시간 중개앱 ‘브이라이브’의 VR 버전(3축 HMD 기반)을 출시한다.

▲한국화웨이와 VR콘텐츠 제작업체 서틴스플로어가 최근 5G 기반 VR 컨텐츠 개발 및 테스트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화웨이 제공
국내 스타트업들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옥수수 VR관에 서비스를 넣은 ㈜엠투에스는 그래픽 분야 유명 행사인 ‘시그라프 오피셜셀렉션’에 초청받았고, 서틴스플로어는 중국 화웨이와 5G 기반의 VR 콘텐츠 개발테스트 업무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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