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첫 입주 양주신도시, 취약한 기반시설에 집값 '뚝'

서울 멀고 상권 형성 안돼…거래 한산
1862가구 입주 시작한 '옥정 푸르지오'
3차 아파트, 분양가 보다 1500만원↓
지하철·도로 완공땐 집값 상승 기대
  • 등록 2017-01-11 오전 5:30:00

    수정 2017-01-11 오전 5:30:00

△경기 북부지역 마지막 신도시인 양주신도시에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전경.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 6일 찾은 경기도 양주신도시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입주 현장. 지난달 말 양주신도시에서 민간아파트 단지로는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전용면적 58㎡ 1862가구) 곳곳에선 사다리차가 부지런히 이삿짐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이사를 하기 위해 온 젊은 부부들은 아기띠를 메고 크고 작은 짐을 들고 바쁘게 다녔고, 퇴직 후 인생의 마지막 보금자리를 찾는 백발의 노부부들은 싸게 나온 매물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를 기웃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신도시 입주 스타트… 아파트 거래 뜸해

양주신도시는 경기 북부지역의 마지막 신도시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경기 양주시 옥정·율정·고암동 일대에 1118만㎡ 규모로 조성 중이다. 경원선 복선전철을 따라 옥정지구(동쪽)와 회천지구(서쪽)로 나눠져 있다. 지구 두 곳을 합해 신도시 규모는 김포 한강신도시(1173만㎡)와 비슷하다. 이곳에 들어설 아파트는 총 5만8000여 가구 이상이며, 수용인구는 15만명 이상에 달한다.

국민임대(7단지)·공공임대(13단지)에 이어 민간분양 아파트로는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가 첫 입주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 28일 입주 시작 후 약 1주일 만에 210가구가 이사했고, 이날도 50가구가 이삿짐을 풀었다. 입주 지정 기간인 내달 25일까지 입주를 예약한 가구는 590여채로 이사 비수기 치곤 괜찮은 성적표다.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2014년 6월 1차 분양을 시작으로 2014년 10월(2차 분양), 2015년 4월(3차 분양) 등 총 3차례에 걸쳐 입주자를 모집했다. 그러다 보니 3.3㎡당 분양가도 1차(820만원·기준층 기준), 2차(850만원), 3차(950만원)가 각각 다르다. 이 아파트 바로 뒷편에 건설 중인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아파트 분양가(3.3㎡당 790만원)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싼데다 아직 생활기반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아파트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3차 시세는 분양가보다 1500만원 정도 빠진 상태다. 인근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잔금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아파트 계약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전셋값도 약세다.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 1~3차 전세 시세는 1억 3000만원 선으로 두달 전보다 3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렇다 보니 집주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양주 민락지구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주부 B씨(50)는 “아파트 분양을 받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 전세 계약 관계로 2년 뒤에나 들어와 살 생각인데 전셋값이 너무 낮게 형성돼 계약 잔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생활기반 여건도 아직 미흡한 상태다. 주변 상업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고 서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접근성 때문에 입주를 망설이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내 상업시설 건립을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오는 8월 경에는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주변 상권시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기반시설 개선 전망… “입주 초기 매물 노려볼만”

하지만 교통 등 기반시설은 차츰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개통을 목표로 현재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도로는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이 경우 경기 북부를 출발해 전국으로 이동이 수월해지게 된다. 오는 2020년에는 양주신도시에서 접근하기 쉬운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공될 예정이다.

호재는 또 있다. 현재 장암역까지만 운행 중인 지하철 7호선이 서울 도봉산역에서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를 연결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 강남권까지 5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교통망 개선 기대감에 주변 일대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양주 민락2지구에 들어선 ‘의정부 민락 푸르지오’ 아파트는 최근 일년 새 매매가격이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은 지난해 10월 3억 92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2억 7190만원) 대비 1억 2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이영호 더피알 본부장은 “양주신도시는 아직 입주 초기인 만큼 아파트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지만 인프라가 확충되고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집값도 지금보다 많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북부권에 거주하는 내 집 마련 수요자나 전세 세입자라면 입주 초기 매물이나 전세 물건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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