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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카드 사장에 위성호 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아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라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됐다는 평가다. 위 사장은 지난 2013년 사장에 선임된 후 3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 8월까지 4년간 신한카드를 이끌게 됐다.
금융권이 위 사장의 3연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신한금융이 ‘포스트 한동우’ 체제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신한지주 내부 규정상 내년 1월말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내정해야 한다. 1948년생인 한 회장은 올해 만 68세라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직을 할 수 없다는 내부 규정상 임기 3년의 지주 회장직에 도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회장의 연임을 경우의 수에서 제외하면 이번 위 사장의 3 연임으로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2파전 구도가 짜여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일각에선 제3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을 점친다. 한 회장(1948년생)과 현재 경합을 벌이고 있는 조 행장(1957년생), 위 사장(1958년생)간 나이차가 많아 그 중간지대에 있는 인물이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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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 금융회사 CEO는 “‘라응찬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라 전 회장이 일본 주주들과 가까운 점을 생각하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라 전 회장은 재일교포 지분이 100%였던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준비위원을 맡아 재일교포 주주들과 가깝다. 재일교포 지분은 현재 20%안팎으로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분석이다.
위 사장으로선 일단 실적 방어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상반기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1% 끌어올렸지만, 300억원(세후 기준)의 비자카드 지분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하반기부터는 김영란법 시행 등 카드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아파트 관리비나 도시가스비, 학원비 등 ‘현금성 시장’의 카드납부 확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신한카드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사태가 완벽히 아물지 않았던 지난 2013년 신한카드 사장에 오르고 3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은 자체 경쟁력 면에서는 위 사장이 조 행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