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채권값 정상화.."자구노력 통했다"

공사채 평균금리 대비 디스카운트 6개월 최소
채권시장 "사업축소·자구노력 긍정적"
  • 등록 2011-03-11 오전 8:22:21

    수정 2011-03-11 오전 8:46:27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팔지 않으면 우리가 팔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당 본사에 걸린 표어다. 보유 토지를 팔아 부채를 줄이고 반드시 경영정상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담겨 있다.

LH의 이처럼 굳은 정상화 의지가 최근 채권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직원 임금 10% 반납과 사업규모 축소, 보수적 경영계획 발표 등 자구계획이 실천에 옮겨지면서 `LH 디스카운트` 해소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11일 이데일리본드웹에 따르면 다른 공사채권 대비 LH 채권의 디스카운트 정도를 의미하는 `자기민평 스프레드`는 6개월여 만에 최소값을 기록했다.

자기민평(자기등급 채권에 대한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 스프레드(spread·격차)란 LH 채권 금리에서 공사채 평균금리를 뺀 값이다. 공사채 평균보다 얼마만큼의 이자를 더 얹어줘야 투자자들이 채권을 산다는 의미로 LH 채권의 디스카운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LH 자기민평 스프레드(5년만기 기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0.03~0.04%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7월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이 공사채금리 차별화에 불을 지피면서 한때 0.2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한해 10조원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다른 공사들보다 연 260억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채권 발행 잔액은 55조원으로 국내 전체 공사채(특수채) 253조원의 20%를 웃돌고 있다.

▲ 자료: 이데일리본드웹
최근 LH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은 지난해 12월8일 통과된 LH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공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법률안의 통과는 최근 금융부채 80조원 돌파로 LH의 신용문제 발생을 우려하던 채권투자자들에게 큰 위안을 가져다줬다.

이후 작년 12월 말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총 사업비 182조여원의 10% 절감), 2011년도 사업계획 발표(자금여건에 따른 탄력적 조정)는 스프레드의 연이은 축소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0.11%포인트로 지난해 8월20일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LH의 금융부채가 앞으로도 한동안 늘어나는 일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최근 일련의 자구노력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강성부 동양종합금융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대규모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란 우려는 그동안 LH 신용에 악영향을 미쳐왔다"며 "전체 사업규모 축소와 탄력적인 조정 계획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LH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경영정상화 의지는 지난해말 법률 개정과 더불어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H의 금융부채는 보금자리 사업 확대 부담 등으로 지난 2003년 11조원에서 지난해말 84조원으로 7년간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541%며, 올해는 금융시장에서 17조원을 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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