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일반담배-전자담배 동일 규제 말아야

세금으로 금연유도 실패
상반기 담배 판매 늘어나
전자담배, 궐련과 위해성 차이
금연에 도움된다는 연구도
  • 등록 2020-08-14 오전 6:00:00

    수정 2020-08-14 오전 6:00:00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갑으로 지난해 16억 7000만갑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정부는 세금 인상으로 담뱃값이 대폭 인상되기 전인 2014년 상반기 판매량 20억4000만 갑과 비교하면 14.7%가 낮기 때문에 담배세 인상 등으로
인한 금연정책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14년 담배세율 인상된 이후 2015년 담배 판매량은 감소했다가 2016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흡연율도 높아져다. 담배세 인상은 정부의 세수확보에는 긍정적이었지만 금연 측면에서는 제한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으로 판명된 바 있다.

다행히 2017년부터 담배 판매량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높아졌던 흡연율이 하락 기조로 돌아섰고 작년에는 흡연율이 전년대비 1.4%포인트 하락한 20.2%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다시 증가한 것이다. 국민들의 건강보건 측면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어야 한다. 담배 판매량은 연간으로 보면 하반기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담배 판매량 증가 추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흡연율도 다시 높아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담배 종류별 판매량을 보면 더 걱정스럽다. 올해 상반기 담배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궐련담배의 판매량 신장에 의한 것이다. 전년과 비교해 5.4% 늘어났다. 반면 새로운 제품인 궐련형 전자담배는 오히려 6.6%로 감소했다.

궐련담배의 판매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흡연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질병이 늘어날 수 있고 건강보험의 부담금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궐련담배 흡연의 위해는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하다.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대처로 하루 사망자 수가 1000명이 넘는 미국의 경우 지금까지 코로나 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가 16만명을 넘지만,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48만명이 넘는다.

전자담배의 위해 감축 효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부는 인정하지 않지만, 전자담배가 유형에 따라 일반 궐련담배에 비해 위해가 훨씬 덜하다는 것은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자담배 사용과 연관된 폐질환인 EVALI로 미국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영국 정부는 EVALI 사태를 마리화나의 일종인 THC를 사용한 미국에서만의 예외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금연보조제로 여전히 액상형 전자담배를 권고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정 시점을 정해 기존의 담배제품은 건강위해성 검토를 다시 받도록 하고 새로운 제품은 ‘시판전사전승인(PMTA)’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기존의 담배제품에 비해 위해가 덜하다는 것을 제품에 명시하고자 하는 경우 ‘위험감소제품신청(MRTPA)’ 승인을 받아야 한다.

FDA는 올해 시판중인 13개 담배 제품에 대해 판매중지 명령을 내렸고 KT&G의 ‘릴’과 함께 우리나라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아이코스’ MRTPA를 새로운 담배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했다. 아이코스는 지난해에 FDA의 PMT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물론 FDA는 아이코스의 MRTPA 승인을 하면서 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과학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아이코스가 흡연보다 위해가 덜하다거나 담배관련 질병을 줄인다는 PMI의 주장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다만, 위해물질의 발생을 현저히 줄이고 위해물질의 신체 노출더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인정했다. 또 아이코스의 판매가 공중보건에 유익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담배로 인한 질병과 사망은 주로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정부가 현재와 같이 기존의 궐련담배와 궐련담배의 위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인 궐련담배 대체품을 구별하지 않고 같은 기조에서 규제한다면 흡연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건강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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