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의를 통해 라인의 동남아 사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라인야후(LY주식회사) 측이 “현시점에서 그럴 예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네이버 입장에선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이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라인야후. (사진=연합뉴스) |
|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이날 “네이버와 라인플러스 간에는 직접적인 자본관계나 인적 관계가 없다. 라인플러스는 앞으로도 라인야후 산하 기업으로서 대만이나 태국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라인야후가 100% 소유한 한국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네이버가 라인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2013년 설립한 회사다. 라인플러스는 한국과 동남아 등 일본 외 지역의 라인 사업을 총괄한다. 대만과 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라인 메신저는 물론 핀테크, 게임,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대부분은 한국인이며 전체 직원 중 개발 인력이 60~70%에 달하는, 라인의 글로벌 및 기술부문에서의 핵심 계열사다. 라인플러스를 포함해 다른 라인 관련 한국 계열사의 직원은 총 25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인의 자회사였던 라인플러스 역시 2019년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으로 2021년 라인야후 계열사로 편입돼, 사실상 소프트뱅크의 지배 하에 있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현재는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 산하에 있다.
기술적·자본적 ‘탈네이버’를 추진하고 있는 라인야후 측은 라인플러스에 대한 라인에 대한 업무위탁은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회사인 만큼 일본 총무성이 문제 삼은 ‘위탁처에 대한 관리 감독’에 아무런 지정이 없다는 판단이다.
| (그래픽=이미나 기자) |
|
다만 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지분 매각 협상 당사자가 아닌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 이후 소프트뱅크는 애초 네이버와 약속을 깨고 이사회를 장악한 후 라인야후 경영을 좌지우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총무성의 네이버에 대한 지분 매각 입장이 담긴 행정지도가 나온 이후에도, 라인야후는 소프트뱅크와 긴밀히 협의하며 네이버에게 지분 매각을 수차례에 걸쳐 압박했다. 지난 8일엔 라인 출신인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실적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탈네이버’를 공식화했다.
이데자와 사장은 당시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으로부터 “소프트뱅크가 다수를 취하는 것이 대전제”라며 네이버와의 협상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을 강력 요청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 내부에선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이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압박하던 ‘7월1일 시점’을,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일단 피할 수 있게 된 만큼 지분 고수와 매각, 사업재조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의 협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