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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나름의 사정이야 다 있겠지만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간 보장되는 긴 휴식이라는 점에서 마음은 푸근하기만 하다. 친척, 친지 등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이때에 설 분위기 나는 공연장이나 박물관·미술관 나들이에 함께 나서는 건 어떨까.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 물론 전국 각지의 박물관·미술관도 연휴 내내 반가운 손님을 맞는다. 이번 명절엔 전통놀이나 공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명절 하면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 않나. 고향으로 향하거나 서울로 돌아올 때 전국의 숨은 맛집을 둘러보는 묘미가 있다. 향토색 물씬 밴 별미에 빠지다 보면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쯤은 금방 날아갈 게다.
▲느끼한 속 달래는 향토음식
고향 오고 가는 길. 곳곳에 숨은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전국 어디서나 놓칠 수 없는 고향의 맛이 숨어 있다.
경기 의정부 하면 부대찌개다. 의정부 원조 부대찌개는 서민의 애환의 깃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는 ‘추억의 맛’이다. 부대찌개를 먹고 의정부 제일시장을 돌아보는 코스가 좋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의정부 경전철을 타볼 것도 추천한다. 최근 만들어진 ‘소풍길’은 산책하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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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짧지만 친근한 맛의 거리도 있다. 두 해 전 조성한 충북 청주 삼겹살거리다. 내륙 깊숙이 자리한 청주에서 돼지고기는 어떤 음식보다 친근하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는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청주가 돼지고기라면 충남 예산은 한우다. 이곳엔 암소갈비를 양념에 재었다가 숯불에 굽는 옛날식 갈비구이 명가가 있다. 한입 크기의 도톰한 고깃점에는 참숯향과 잘 숙성된 양념맛이 흠뻑 배어 있다. 전통 소갈비구이와 함께 ‘예산 5미’의 하나인 삽다리곱창도 별미 중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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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 가면 품격 높은 한정식이 기다린다. 웬만한 집 설날 상차림을 훌쩍 뛰어넘는다. 황포묵과 모래무지 등 ‘전주 10미’ 외에 젓갈, 김치 등 30여가지 반찬이 어우러진다. 콩나물국밥, 막걸리, 피순대, 비빔밥도 놓칠 수 없다. 한옥마을과 전주천 갈대숲 산책은 입뿐만 아니라 눈도 즐겁게 한다.
고향길이 전남 무안까지 이어진다면 운전하는 내내 침이 고일지도 모른다. 제철 맞은 한겨울 숭어회를 맛볼 수 있기 때문. 통통하게 살이 오른 숭어는 회로 먹는 것이 으뜸이다. 하얀 속살에 붉은색을 띤 살점은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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