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유플과 손잡은 넷플릭스..디즈니+도 온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디즈니+와 넷플릭스 로고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 4년 만에 국내 미디어 시장의 공룡이 된데 이어 디즈니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도 국내 상륙을 위해 통신 3사와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까지 들어와 ‘웨이브’나 ‘티빙’ 같은 토종 OTT가 설 곳을 잃으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OTT의 콘텐츠 제작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어 등급 심의나 망 사용료 등 국내외 기업간 역차별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에 이어 KT IPTV에서도 지난 5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데 이어, KT·SK텔레콤·LG유플러스는 디즈니+의 IPTV 장착을 위해 디즈니와 협의 중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2분기 현재 605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넷플릭스(2분기 1억 9200만 명)보다는 적지만, 월 6.99달러라는 낮은 구독료(넷플릭스는 가장 싼 요금제가 월 9달러)와 마블 시리즈 독점 제공을 무기로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다. 디즈니+의 국내 파트너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협상 막바지여서 한글 자막의 ‘디즈니+’를 스마트폰이나 IPTV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는 3사 조건 중 LG유플러스가 디즈니에 유리하지만 거의 KT로 정해졌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잡지 못한 SK가 디즈니+를 가져갈 것 같다”고 했고, SK 임원은 “디즈니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LG가 유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국내 시장 진입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OTT 영상물 심의 규제완화, 민관 합동 콘텐츠 제작 펀드 구성 등을 통해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OTT 업체 사장은 “곧 2억명 대 가입자를 앞둔 넷플릭스에만 기대면 우리나라는 콘텐츠 하청기지가 될 것이다. 정부가 마중물을 대고, 여러 국내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콘텐츠 펀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KT가 올레tv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하면서 체결한 계약은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계약(콘텐츠 유통대가 10%·과금대행 5%)보다 수익분배(RS·Revenue sharing)에서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서에 한국 정부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망이용대가 협상은 시작되지 않아 시행령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