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그을린 네이버..창사 이래 최대 위기?

네티즌 중심으로 反 네이버 정서 확산
  • 등록 2008-06-18 오전 8:59:16

    수정 2008-06-18 오전 9:01:22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035420)이 촛불시위를 기점으로 확산되는 `反(반) 네이버` 정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과거에도 네이버는 폐쇄적인 검색 정책과 애매한 검색순위 설정으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아왔다. 구글과 달리 네이버 내에서 정보 검색과 소비가 이뤄지게 함으로써 `정보를 가둬 놓는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검색어가 의도적으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중소 콘텐트 업체를 고사시킨다는 비난과 회사 측의 고압적인 자세 때문에 서비스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근에는 한게임 사행성 논란에 이어 `친(親)정부 포털`이라는 비난이 거세지면서 급기야 네이버를 거부하자는 네티즌 글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올리고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사행성게임· 친(親)정부 논란 등에 `휘청`

네티즌 사이에서 NHN이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은 지난 3일 MBC의 `PD수첩`에서 시작됐다. PD수첩은 `인터넷 한게임, 도박의 바다에 빠지다?`란 제목으로 사행성 논란을 증폭시켰다.

방송에서는 한게임을 통해 인터넷 도박 중독에 빠진 이들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NHN이 전문 환전상 등을 방치해 온라인을 통한 도박 중독이 심각해졌다고 비난했다. 
 
악재는 계속 이어졌다. 한게임의 사행성 논란에 이어 네이버 언론관이 도마위에 올랐다. 촛불집회 기간 중 경쟁 업체인 다음이 토론방인 `아고라`와 뉴스서비스 `미디어다음`을 통해 여론 형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네이버는 그렇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네이버는 뉴스 댓글란과 게시판 등에 손수제작물(UCC) 사이트 `아프리카`를 금칙어로 설정해 친(親)정부 논란에 말려들었다. 아프리카는 촛불집회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다음 아고라와 함께 촛불집회 여론 형성에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네이버는 아프리카를 의도적으로 금칙어로 설정해 정보를 편향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반감이 확산됐다. 최근에는 보수언론과 싸잡아 `조중동네`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다. 이러자 첫화면을 네이버 대신 다음으로 바꾸거나, 옵션 설정을 통해 네이버 배너광고를 차단하는 방법 등이 네티즌 사이에서 운동처럼 퍼졌다. 

◇네티즌 진정 나섰으나 `싸늘`

이를 의식한 듯 네이버는 네티즌 진정에 나섰다. 지난 10일에는 한겨레신문이 제공하는 `6.10 촛불 대행진` 행사 생중계를 뉴스 홈페이지 상단에 배치하는가 하면, 촛불집회를 테마로한 `포토갤러리`를 메인화면에 올리기도 했다.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자리도 만들었다. 지난 12일 네이버는 이례적으로 메인화면에 공지사항을 내고 해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네이버는 뉴스 편집과 검색어 순위 조작, 금칙어 설정, 게시물의 임의 삭제, 친정부 논란 등 최근 네이버에 제기된 5가지 비판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대부분 해명 내용이 옳지 않거나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네티즌을 진정시키려다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지적돼 온 검색순위 조작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됐다. 네이버가 검색순위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한 네티즌은 "PD수첩에서 광우병 관련 방송을 두번이나 낼 때에도 검색어 순위에 오른 적이 없다"며 "네이버가 솔직하게 해명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촛불시위로 도마 위에 오른 네이버 광고에 대한 비난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는 자체 광고 기준에 맞는다면 광고를 싣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광고가 기준에 맞는다면 왜 싣지 않는가"라고 비꼬았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네이버는 친정부적 뉴스 편집과 애매한 기준의 실시간검색어 순위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업계에선 네이버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 네이버정서가 아직까지 트래픽 하락과 광고 감소 등으로 연결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넷포털회사의 고객인 네티즌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긴 세월동안 인터넷 포털에서 1등을 유지한 네이버가 최근 2위 업체의 도전, 네티즌 반발, 정치적 정체성 등으로 시험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네이버의 독주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생각한다. 포털시장 판도를 흔들지는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지만 다음이 이 상황을 `1강(强) 1중(中)`에서 `2강(强)` 구도로 만드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전반적인 상황이 네이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네이버보다는 다음이 아무래도 `공유 참여 개방`이라는 소위 web 2.0 환경에 더 적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일부 이용자 이탈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네이버와 한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으로 NHN에 대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트렌드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최근 악재들이 네이버의 수익모델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