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대우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집단대출 규제, 가계부채 관리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가 가시화하면서 건설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탓에 매각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건설 금주중 매각 공식화…몸값·노사갈등 등 걸림돌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은 이번주내에 이사회를 열어 매각 추진 계획을 공식 의결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이번에 매각되면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네 번째 주인을 맞게 된다. 대우건설의 매각가격은 1조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운영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인 3조2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STX·라인건설 등도 매물로…건설업황 우려로 쉽지 않을듯
또 경상북도 경주에 기반을 둔 조경건설업체인 천우조경, 천우조경건설, 선산섬 등 3개사도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21일 예비입찰을 실시했고 매각 방식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 유치의 공객경쟁입찰 방식으로 3개사가 각각 개별 매각으로 진행된다. 천우조경과 천우조경건설은 각각 1989년, 1997년에 경주시에 설립됐다. 캠코가 보유 중인 중견 건설사 라인건설의 소수지분(5.41%)도 매물로 등장했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이며 상황에 따라 수의 계약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매각에 실패한 경남기업도 다시 시기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매각이 줄을 잇고 있지만 외부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현재 국내 경기는 장기 침체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재건축 시장만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건설투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경제성장률의 절반 이상인 5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 성장을 부동산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뜻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시장이 과열되면서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제어할 히든카드를 꺼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사들은 청약 열풍에 힘입어 새 주인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옥죄기에 들어가면 매각 성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매각을 서두르면서 공급 과잉이 되는 악순환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