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략)금리전망의 비법..`시간을 포섭하라`

  • 등록 2002-11-12 오전 9:39:06

    수정 2002-11-12 오전 9:39:06

[edaily 정명수기자] "금리에 대해 말할 때는 두가지 원칙을 지켜라. 첫째, 방향을 얘기할 때는 시기를 말하지 말라. 둘째, 금리변동의 시점을 얘기할 때는 방향을 얘기하지 말라." 미국에서 금리 분석으로 이름 높은 한 경영학 교수가 제자에게 전수했다는 `금리전망의 비법`이다. 우스갯소리이지만 `금리`라는 상품의 특성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금리가 내린다`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언제부터 금리가 떨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금리의 고점을 정확하게 맞췄다고 해도 그 때부터 채권을 사면 이득이 크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 가격은 올라갈테니까. 물론 비싸게 산 채권을 더 비싸게 판다면 모르지만. 이번에는 `금리가 오른다`는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역시 언제부터 금리가 오를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금리 저점을 알 수 없다면 무작정 채권 비중을 낮출 수도 없다. 물론 바닥을 `귀신같이` 맞춰서 저점에 도달하기 직전에 채권을 제로로 만들 수 있다면 얘기는 다르다. 이처럼 `방향성 투자`에서는 어떤 경우이건 금리가 움직이기 전에 어느 정도 채권을 들고 있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그런가. 올초로 돌아가보자.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올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방향 전망`은 빗나갔다. `시점에 대한 예측`만 남은 셈인데 금리가 변동하는 시점을 맞추는 게임도 방향 예측만큼 불확실하다. 쉽게 말해 `딜링`으로 수익률을 쌓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데이터를 보자. A은행의 상품채권 투자한도는 2조1000억원이다. 3분기말까지 운용평잔은 1조4000억원. 매매손익은 160억원, 평가손익은 70억원, 이자수익은 600억원, 파생손익은 -10억원, 손익 합계는 820억원이다. 이 은행의 채권운용 순익 820억원의 대부분은 이자수익이다. 날고 긴다는 베테랑 펀드매니저들이 딜링으로 얻은 이익은 평가손을 포함 230억원.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채권 그 자체가 벌어준 이익, 즉 이자수익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극단적으로 펀드매니저없이 연초에 채권을 한도만큼 담고, 중도에 채권 매매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면 이 은행의 운용 실적(?)은 어떠했을까. 앞서 조크에 등장하는 교수가 제자에게 전수해준 `비법`은 그야말로 `비법`이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이자 따먹기`라는 것, 그래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게임을 해야한다는 것, 채권 투자에서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사족 하나. `금리 전망`이 아니라 `시간을 포섭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3개월 짜리 단기펀드 비중이 높은 투신권의 운용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3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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