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대남 도발을 고조하는 것이 실제로 전쟁발생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전쟁 리스크 고조와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이달 5~7일 세 차례에 걸쳐 연평도와 백령도 북방에 사격을 가한 데 이어, 14일에는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15일에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북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남정책 기조변화를 천명했다. 핵심 요지는 남북관계를 동족관계에서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재정립하고, 한국을 제1의 주적으로 헌법에 명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전쟁을 염두에 둔다면 무기 비축과 기만전술이라는 두 가지 징후가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북한은 최근 러시아로 무기를 수출하고 있어 무기 비축량이 오히려 줄어들었을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대남 도발은 오히려 한국군의 경계태세를 끌어올리고 있어 전쟁 준비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먼저 북한은 2016~2017년에 잇따라 3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한 이후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를 겪고 있다. 과거 대북 제재는 주로 무기 관련 거래의 차단을 목적으로 한 제재였지만 2016~2017년에 걸쳐 북한의 광물 수출 제한, 에너지 수입 제한, 섬유제품 수출 제한,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근로 금지 등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로 압박의 수위가 높아졌다. 게다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강경책과 중국의 제로코로나 봉쇄 등까지 북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2019년 단 한 해를 제외한 2017~2022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이 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의 행동은 ‘러시아를 통한 국제제재 회피’, ‘북한 내부의 민심 이탈을 막기 위한 한국으로부터의 거리두기’ 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의도는 15일 김정은 총비서의 시정연설에서도 일부 드러나는데 국방력 강화, 물리적 충돌에 의한 확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북한이 한국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대남 도발을 고조하는 것이 실제로 전쟁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북한이 대 러시아 무기수출을 지속하는 중에는 북한의 주요 관심사가 남침보다는 오히려 북한의 경제성장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