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귀밝이술·쥐불놀이…`세시풍습의 절정` 정월대보름

한해 첫 보름 세시풍습 절정…전통풍습 중 20% 집중
오곡밥과 나물, 부럼 꺠고 귀밝이술 남녀노소가 즐겨
쥐불놀이로 쥐·해충 박멸…달집태우기로 악귀 쫓아
  • 등록 2021-02-26 오전 6:02:00

    수정 2021-02-26 오전 6:02: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오늘(26일)은 음력 새해를 맞이하고 처음으로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이다.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은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 중 하나로, 우리 선조의 세시풍습 다섯 개 중에 하나가 정월대보름에 속할 정도로 `세시풍습의 절정`이기도 하다.

우선, 정월대보름에는 다양한 음식으로 한 해의 풍요와 번영을 비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다섯가지 곡식인 쌀, 조, 수수, 팥, 콩 등을 섞어 지은 오곡밥이다. 오곡밥은 농사에서의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어 농사밥이라고도 하고, 대보름에 즈음해 먹는다 해서 보름밥이라고도 한다.

오곡밥은 각종 나물과 함께 먹는다. 정월대보름에는 다양한 나물을 장만해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낸다. 나물은 차례상뿐 아니라 외양간, 장독대, 우물 등에도 간단히 차리는 상에 올렸다.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부럼을 살펴보고 있다.


정월대보름 아침에는 부럼이라고 해 자신의 나이수 만큼 깨물어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를 부럼 깨기라고 한다. 주로 호두, 잣, 땅콩, 밤, 은행 등 단단한 견과류를 깨먹으며 무사태평을 기원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귀밝이술은 정월대보름 아침에 마시는 차가운 술로,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 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

정월대보름에는 각종 민속놀이도 행해졌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놀이는 바로 깡통에 불을 놓아 휘휘 돌리는 쥐불놀이로, 이날은 마을마다 청년들이 자기네 마을 부근에 있는 밭두렁이나 논두렁에다 짚을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아 잡초를 태웠다. 쥐불놀이는 정월 첫날, 그해 농사를 위해 쥐와 해충을 박멸하고 새싹을 왕성하게 놓기 위해 행해졌고, 훈서화(燻鼠火)라고도 불렀다.

사람들은 이날 놓은 쥐불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해의 풍흉, 그 마을의 한해 길흉을 점치기도 했는데,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고 해 각 마을이 서로 다투어가며 불을 크게 놓았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안양천 둔치에서 열린 “영등포구, 정월대보름 민속놀이 축제”에서 시민들이 쥐불놀이를 하고 있다.


달집태우기는 정월대보름날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으로, 대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르고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달을 맞고,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나게 농악을 치면서 불이 다 꺼질 때까지 주위를 돌며 춤을 추곤 했다. 달집 속에 대나무를 넣어 그것이 터지는 폭음으로 마을의 악귀를 쫓기도 했다.

지신밟기는 음력 정초에 지신을 진압함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민속놀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마당 밟기, 매구, 걸립, 걸궁 등으로 불렸다. 지신밟기는 꽹과리, 징, 장구 등을 연주하는 풍물을 선두로 소고패와 각종 탈을 쓴 각시 등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각 집의 지신을 밟으며 춤과 익살스러운 재주를 선보였다.

환하고 밝은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풍습으로, 다리밟기도 있다. 다리밟기는 새해의 첫 보름달이 떠오르는 밤에 다리를 건너는 망월(望月) 풍속의 일종으로, 이날 열두 다리를 건너면 일 년 열두 달 동안의 액을 막는다고 해여 남녀노소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다리밟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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