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혓바닥 함부로 놀리지마" 위협에 박지원 "신경쓸 필요없어"

  • 등록 2019-08-19 오전 8:10:58

    수정 2019-08-19 오전 8:27:3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북한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박지원 의원에 “혓바닥을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 한다”라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이같은 제목의 논평을 통해 “마치 자기가 6·15시대의 상징적인 인물이나 되는 것처럼 주제넘게 자칭하는 박지원이 이번에도 설태 낀 혓바닥을 마구 놀려대며 구린내를 풍기었다”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통신은 또 “한 번은 더 참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는 우리와의 관계를 망탕 지껄이지 말아야 한다”며 “멍청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소속 박지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제3지대 신당 추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고(故) 정주영 회장님의 고향인 통천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2회 발사한 것은 최소한의 금도를 벗어난 것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통천은 접경지역은 아니지만 금강산 인근 지역으로, 남북교류를 위해 소떼방북과 평양에 정주영체육관을 건설해 주신 정주영 회장님 상징성을 생각하더라도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북한이 북미실무회담을 앞두고핵폐기를 준비하며 재래식 무기의 비대칭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우리를 겨냥해 미사일 등을 발사하고 막말과 조롱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정상국가로의 진입이 아닌 야만국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특히 누차 지적한 대로 북한은 남북 교류협력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온건파를 괴롭히고, 강경파를 돕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번 엄중하게 충고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정부의 문화관광부 장관으로서 2000년 4월 8일 베이징에서 송호경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으며, 이후 평양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에 김 전 대통령을 수행했다.

이처럼 북한과 오랜 관계가 있는 박 의원을 북한이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난에 “크게 신경 쓸 필요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8.15 경축사 후에도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8말 9초’에 북·미실무급회담이 시작되면 비핵화의 길로 가야 하기에 미사일 등 발사하는 것 자체를 할 수 없게 되니 주변국에 ‘우리도 이런 무기를 갖고 있다’는 과시용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협을 약속했던 남한이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바, (북한이) 계속되는 경제침체에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단순 내부 단속용으로 보면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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