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정맥만으로 실물카드나 핸드폰(페이)이 없어도 결제할 수 있는 ‘핸드페이’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본인확인 단계에 머물렀던 ‘바이오인증’이 오프라인의 결제에까지 적용되는 이른바 ‘바이오페이’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24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르면 이달중 금융당국으로부터 핸드페이 서비스와 관련된 약관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약관심사를 진행중인 금감원으로부터 이달 중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핸드페이, 내손바닥을 신용카드처럼
핸드페이가 상용화되면 현금없는 사회 뿐 아니라 ‘몸=결제수단’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카드업계에선 BC카드도 비밀번호 등이 필요없이 자신의 목소리로 본인을 확인하는 ‘보이스 인증서비스’를 상반기중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다.
핸드페이는 사람마다 고유한 정맥(혈관)정보를 이용한 기술이다. 핵심기술인 정맥인증은 결제 시 혈관의 굵기와 선명, 모양 등을 비교해 동일인물인지 판별해낸다. 특히 지문이나 안구와 달리 표면에 노출되지 않은 손바닥 표피 아래 핏줄을 이용해 복제가 불가능하다. 단말기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스캔 방식이기 때문에 불쾌감도 적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JCB카드는 정맥인증기술을 보유한 전자업체 후지쯔와 JCB카드결제네트워크를 연계해 손바닥정맥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웨덴 초기 벤처기업(스타트업) ‘퀵스터(Quixter)’도 후지쯔 기술을 이용, 대학내 일부 가맹점에 유사한 결제시스템을 시범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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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페이가 일반화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손바닥 정맥을 읽어내는 정확도와 빠르기가 관건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손바닥 정맥인증의 본인거부율 (본인을 타인으로 오인)은 0.01%~0.1%로 미미하지만 오류가 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개별 가맹점이 핸드페이를 위한 전용 단말기를 구비해야 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상용화하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카드는 일단 후지쯔와 손을 잡고 전용 단말기 개발을 끝난 상태다.
롯데카드는 분산관리로 보안을 강화할 방침이다. 생체정보를 회사와 금융결제원에 따로 보관해 한쪽의 정맥정보만을 탈취해서는 쓸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혈관을 이미지 형태로 저장하는 게 아니라 특징 정보를 데이터화 한다“며 ”이 역시 난수화와 2~3중 암호화 과정을 통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에선 이미 지문인식결제시스템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등 정부 주도로 결제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바이오페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보안사고 감소 등 사회적 편익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인프라 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핸드페이(Hand Pay)
손바닥 정맥(혈관)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문·홍채·얼굴·음성 등 내몸으로 인증하고 결제하는 ‘바이오페이’의 일종. 사전에 자신의 손바닥 정맥을 전용 단말기에 등록해 놓으면 이를 통해 손바닥을 신용카드처럼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