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흔들리는 KT…“취임 1년차는 매수 피하라?”

임승태 사외이사 전격 사퇴..공정위 조사중 사건 검찰 배당
현대차 등 투자 기업 심리 위축..'반대'나 '기권' 가능성
KT 목표주가 하향한 증권가..주가는 3만50원으로 추락
취임 1년차 매번 주가 하락 아냐
디지코 선언 2020년엔 급등
경영의 예측 가능성 중요
  • 등록 2023-03-11 오후 3:02:09

    수정 2023-03-12 오후 2:13: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로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선정해 발표한 뒤에도 외풍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맡았던 임승태 사외이사는 돌연 사의를 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구현모 대표 등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했다. 현대차 등 KT와 사업 협력 관계이자 주주인 기업들도 주주총회에서 ‘반대’하거나 ‘기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KT의 주가는 내부 지지선이었던 3만 2,000원보다 하락한 3만원 대로 추락했다. 10일 장마감 때 KT 주가는 3만50원이다.

후보 수락시는 괜찮았는데…임승태 이사 돌연 사퇴

임승태 사외이사는 9일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10일 사퇴했다. 그가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KT사외이사와 (내정된)KDB생명 대표이사를 병행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KT 정관상 외부 기업 대표가 사외이사를 맡지 못한다는 규정도 없고 사외이사 후보 수락시에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윤경림 후보자 선정이후에도 거세게 불고 있는 바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조사 중인데 검찰 배당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역시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KT텔레캅의 일감시설관리 업체인 KDFS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사회 장악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접수한 고발장에 대한 수사인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T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구현모 대표가 일감을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과 관련, 사실이 아니며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T는 ‘관련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고, 업체 선정 등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KT텔레캅은 정당한 평가에 따라 물량을 배분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고, KT와 KT텔레캅은 외부 감사와 컴플라이언스(내부 통제)를 적용받아 비자금 조성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밝혔다.

투자 기업들 심리도 위축…‘반대’나 ‘기권’ 가능성

하지만, 임승태 사외이사의 사퇴와 검찰 수사 개시라는 뉴스는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등 투자기업의 심리를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지 않느냐.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윤경림 후보자에게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투자 기업들은 윤경림 후보자 내정이후 KT측에는 어떠한 공식적인 의견도 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T 목표 주가 하향한 증권가…3만원 대로 추락

상황이 이리 되자, 증권가에선 KT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하나증권은 KT에 대해 상반기 비중 축소 의견을 지속하며 LGU+ 또는 SKT로의 교체 매매를 추천했다.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하향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로 회사 경영 정책이 달라질 것이 분명해져 2023년에는 KT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흔들리는 지배구조가 주가 하락을 부채질 한 셈이다.



디지코 선언한 2020년 주가 급등…경영의 예측 가능성 중요

하지만, KT가 CEO 교체 첫 해마다 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 구현모 대표가 취임했을 때인 2020년 3월 30일 1만9700원이었던 KT 주가는 취임 1년차에 계속 상승하더니 같은 해 10월 28일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선언 때 2만 2850원을 찍었다. KT 주식 가치를 높이는 길은 경영의 예측가능성임을 재확인해주는 대목이다.

3개월 이상 지속된 혼란에 KT임직원들은 커다란 상처입었지만, 1만 8,000여 조합원이 속한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은 침묵하고 있다. KT 직원은 “회사의 미래가 이처럼 흔들리는데 대표 노조가 침묵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보 성향의 KT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검찰에는 엄정한 수사를, 이사회에는 정치적 줄대기 중단을, 정치권에는 개입하지 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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