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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낙붕 BHC 대표는 제너시스BBQ그룹으로부터 독립해 탄탄대로를 걷는 비결을 ‘스피드 경영’으로 진단하며 이같이 답했다. BHC는 지난해 기준 매출 2326억원을 기록, 모기업이었던 BBQ(2197억원)을 앞질렀다. 매각 당시인 2013년 BBQ 매출의 절반에 불과했던 BHC였다.
당시 BHC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오너의 지시만 기다리고 부서 간 협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맹점주는 본부를 신뢰하지 않고 사내에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던 BHC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영진이 내린 처방은 업무 프로세스의 체계화였다. 스피드 경영의 첫걸음이다.
조 대표는 “구체적인 지시가 따르는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해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취약점인 ‘인재 육성의 한계’를 파악했기에 가능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특성상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 지시를 통해 실수를 줄이자 업무 효율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조 대표의 이런 처방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며 서비스 기획부터 마케팅, 해외지점장 등의 무수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이때 얻은 업무 지식을 BHC에 이식하면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1차 고객은 ‘가맹점주’, 신뢰를 쌓아라
BHC의 신메뉴 전략은 2014년 선보인 ‘뿌링클’의 ‘대박’이 터지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매출 증가-본부 수익 개선-신메뉴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으로 이어진 것. 뿌링클은 출시 보름 만에 매출액의 25%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여가지의 메뉴 가운데 특정 메뉴가 매출 구성비의 4분의 1을 차지해 이례적일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뿌링클의 인기는 ‘맛초킹’이 이어받았다. 2015년 7월 선을 보인 맛초킹은 간장소스를 기본으로 청양고추와 다진마늘 등을 얹어 매운맛을 더한 메뉴다. 이듬해인 2016년 맛초킹의 매출 비중은 60%를 상회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맛초킹의 매운맛만큼이나 뜨거웠다.
사실 맛초킹은 BBQ 자회사 시절에 출시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던 메뉴다. 조리단계가 복잡해 가맹점주들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까닭이다. 조리 단계를 간소화해 재출시한 맛초킹이 BHC의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가맹점주의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신바람광장’은 스피드 경영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신바람광장에 접수한 민원은 24시간 내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 당일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 해결 가능한 시점을 알려주도록 하고 있다.
조 대표는 “배달 상자에 대한 불만을 접수해 이를 개선하자 배달 후에도 치킨의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단 한 가지 의견이라도 소중히 들어 최대한 빨리 해결해주니 오히려 가맹점주들이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BHC, 외식업 넘어 종합기업 넘본다
BHC는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장했다. 창고43, 불소식당, 그램그램, 큰맘 할매순대국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종합 외식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하지만 조 대표는 BHC의 지향점이 외식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영의 본질은 같다는 그의 경영 지론 때문이다.
조 대표는 “외식업 외에 다른 업종의 기업 인수도 눈여겨 보고 있다”며 “BHC의 성공 스토리를 배경으로 다른 산업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