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방학인가요”…‘비대면 강의’ 2년차 대학가, 학생도 상인도 눈물

코로나19 사태 이어지면서 각 대학 ‘온라인 개강’
지난해와 달리 입학식·OT 비대면 방식 미리 준비
“비대면 강의 문제 안 고쳐져” 학생들 불만 제기
'신학기 대목' 실종…인쇄소·음식점 줄줄이 '울상'
  • 등록 2021-03-03 오전 6:00:00

    수정 2021-03-03 오전 9:44:13

[이데일리 박순엽 이용성 기자] 대학이 새 학기 개강을 맞이했지만, 학생들로 붐벼야 할 대학가는 방학이 끝나지 않은 것처럼 썰렁하다. 올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강의 중심의 수업 방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입학식, 오리엔테이션(OT) 등 대학 신입생을 위한 행사들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자 새내기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새학기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대학가 주변 상권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입학식·OT도 온라인 방식…신입생들은 아쉬워

3월 개강을 맞은 각 대학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이번 학기를 비대면 강의 중심의 수업 방식으로 진행한다. 대부분 대학은 졸업식을 비롯해 입학식·OT 등도 모두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2일 서울대는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 입학식을 열었다. 이날 일부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관악구 캠퍼스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북적이던 입학식과는 달리 이날 교정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꽃을 파는 노점상들과 사진사들은 ‘허탕’을 쳤다. 노점상인 A씨는 “입학식이라고 해서 혹시나 장사가 될까 하고 찾아왔는데 사람이 없다”며 “꽃이랑 판매대를 널찍이 펴놓기만 했지, 거의 가져온 꽃의 30%도 못 팔았다고 보면 된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각 대학과 학생회들은 지난해와 달리 OT를 온라인 방식으로 미리 준비해 신입생들을 맞이했지만 신입생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모(20)씨는 “OT를 ‘줌(화상회의 플랫폼)’으로 했다”며 “70명쯤 되는 학과 동기들과 다 모여서 술 한 번 마셔보고 싶다”고 말했다.

‘비대면 강의 2년차’를 맞은 대학생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대학 3학년 손모(23)씨는 “강의의 질적 측면으로 보면 만족할 수 없다”며 “실제 강의를 듣는 것보다 몰입도가 떨어지는데다가 오히려 소통도 더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몇몇 학생들 사이에선 교수들이 매년 똑같은 영상을 올리는 등 강의 파일을 재사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모(26)씨는 “매 학기 다시 강의를 촬영하시는 교수님들도 있지만, 몇몇 교수는 옛날에 녹화한 영상을 그냥 학과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한다”면서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는데, 교수들이 교육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은 개선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대가 처음으로 입학식을 비대면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한 2일 서울대학교 정문 인근 도로에서 상인들이 꽃을 팔고 있다. (사진=뉴시스)


적막한 캠퍼스 상권…“새학기에 이런 적 처음”

우울하고 답답하기는 대학 주변 상권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길고 긴 겨울을 나며 신학기 대목만 기다렸지만 캠퍼스 주변은 여전이 적막할 뿐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대학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62)씨는 “원래 신학기에는 점심시간 때쯤 학생들이 몰려 내려와 한바탕 거리를 휩쓸어야 하지만 오늘은 한 테이블도 받지 못했다”며 “이곳에서 장사한 지 10년 가까이 됐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대학가 상권은 좀처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비교적 외진 곳에 있어 학생들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대학가 상권이나, 학교 내 상점들이 받는 타격은 더 극심하다.

성북구 국민대 캠퍼스 내 편의점에서 일을 하는 A씨는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며 “그래서 편의점 매대의 샌드위치 등 유통기한이 짧은 음식은 최소한으로 채워 놓는다”라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 역시 “코로나 이후 제대로 웃어본 적이 없다”며 “학생들이 학교를 나와야 거리가 좀 살아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번화가에 위치한 대학가 상권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는 신학기 개강이 무색하게 유동인구가 없었다. 손님이 없어 오후 늦게 문을 여는 식당과 술집이 많았다. 듬성듬성 문이 열린 상점 안에도 손님은 한 두명 정도일 뿐이고 없는 경우도 많았다.

신촌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코로나 이전에 개강하는 날에는 항상 홀에 2~3명 직원이 있었고, 배달도 많아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한 테이블도 받지 못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B씨는 “하루에 2~3 테이블 받는 게 고작이지만, 그거라도 벌기 위해 가게를 열었다”며 “여기서 떨어져 나가면 지난 1년간 힘들게 버틴 것이 너무 아깝다”고 울상지었다.

대학생들이 주 고객인 인근 인쇄·복사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쇄·복사점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보통 개강하면 책을 제본하거나 복사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며 “주변에 폐업을 고민하는 분이 여럿 계신다”고 한숨을 쉬었다.

2021학년도 숙명여자대학교 신입생 환영회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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