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됐을까? 책은 그 답이 ‘수직통합화’에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1년에 어마어마한 양의 고기를 소비한다. 단일 구매자 가운데 쇠고기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업체인 맥도날드는 1년에 45만 4000t을 구매하고 약 13억 달러를 지불한다. 패스트푸드 체인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농업은 점차 이들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변해갔다. 전통적 개별화 방식과 달리 지금은 먹거리의 생산·가공·유통이 한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면 타이슨 푸드가 공장식 비육장에서 소를 기르고, 자체 도살장에서 도살·정육한 뒤 맥도날드에 공급하는 식이다.
먹거리가 철저히 이윤을 추구하면서 자연에는 큰 피해가 생기고 있다. 거대한 창고 속에 빽빽이 들어찬 수천 마리의 가축은 수 톤의 액체 및 고형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과다 사용한 농약, 비료와 가축 배설물로 인해 호수·강·하천과 해양 생태계가 오염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은 부족한 가공식품을 주로 먹게 되면서 과체중과 영양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어른의 35%, 어린이의 17%가 비만을 겪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가공식품의 대안으로 나왔던 유기농 식품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유기농 식품은 소규모 가정 재배에서 식품 기업들이 지배하는 연매출액 약 300억 달러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유기농 식품과 자연식품이 수지가 맞는 사업이 되자 월마트 또한 행동에 착수했다. 효율적인 유통망으로 유명한 월마트는 2006년 자사가 판매하는 유기농 제품의 숫자를 늘렸다. 유기농 제품을 관행 제품보다 10% 높은 가격에 판매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월마트뿐 아니라 현재 20개 식품 기업이 미국인이 먹는 식량의 대부분을 생산한다.
저자는 식량 생산 시스템의 구조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좋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되는 ‘로컬푸드운동’만으로는 푸드폴리를 해체할 수 없다”며 “완전한 구조적 변화”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