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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재생(PCR) 플라스틱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기술 개발 경쟁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는 화학업체들의 적극적인 변화인데요.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각사별 특화점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향후 화학업계발(發) 기술혁신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우선 국내 화학업계의 ‘맏형’격인 LG화학(051910)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재활용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LG화학은 전 세계 ABS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외에서 연간 200만t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기술도 ABS를 통해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회사는 기존 ABS 수지와 동등한 수준의 물성을 갖춘 PCR-ABS를 ‘화이트’ 색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기존엔 원료인 폐가전제품의 한계로 PCR-ABS를 만들어도 모두 어두운 색상으로 제한됐지만 LG화학은 약 1년의 연구 끝에 밝은 색상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기존대비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PCR-ABS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화학업계 2위 업체인 롯데케미칼(011170)도 최근 화장품·식품용기에 적용 가능한 PCR-PP(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하고 화장품 용기제작업체들과 물성 테스트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격적인 제품 공급 예정시기는 올 4분기인데요. 기존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원료로 만든 뒤 가공을 거치는 식입니다. 롯데케미칼은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PCR 원료 함유량을 30%, 50% 등으로 분류해 개발하고, 화장품·식품용기에 사용되는 만큼 국내 최초로 PCR-PP 소재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PCR-페트(PET)와 달리 PP의 경우 불순물이 더 많이 낄 수 있는 특성을 지녀 재활용 소재로 개발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화장품 업계 전반에서 재생 용기 사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시장 확대 기대감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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