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8)군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김군은 “중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교사가 꿈이었다”며 “교대를 졸업해도 100% 임용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교대 말고 딱히 다른 진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교원 절벽’ 사태로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대 입시를 준비해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교대 입학이 초등교사 임용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입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학부모들 “수시 지원 교대 줄여야 하나 고민”
내달부터 서울·경인교대를 포함한 전국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수시 모집에 나선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0개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의 2018학년도 선발 인원은 총 4178명이다. 이 가운데 수시 선발 인원은 2397명로 비중이 57.4%에 이른다. 수시 인원 비중은 2015년 46.1%에서 지난해 50.8%로 3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초등교사 임용 대란 사태가 벌어지면서 교대 입시를 준비하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벌써 ‘경우의 수’를 계산하느라 바쁘다.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수시 모집에서 교대 지원 비중을 낮추고 다른 대학의 수시 전형을 노릴까도 생각하고 있지만 여지껏 입시전략이 교대 입학에 초점을 맞춰온 탓에 걱정이 앞선다.
240여만명의 회원 수를 가진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도 교대 입시를 걱정하는 수험생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학교에서는 교대 외에도 사범대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하고 있다”면서도 “오래 전부터 키워 온 꿈을 막상 포기하려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털어놨다.
|
전문가들은 교대 입학에 초점을 맞춘 생활기록부가 타 대학 입시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서울·경기외 지역의 교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칠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학업 역량’ 평가가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비중이 커진다”며 “교대를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 성적도 높은 학업역량 우수자들이어서 다른 대학에 지원한다고 해도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시 상담 전문가는 “교대 맞춤형 생활기록부가 일반학과에서의 경쟁에서는 학교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사범대나 지역 교대 등의 선택지도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은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고등학생 유모(18)군은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상위권 대학 입시에는 사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며 “사범대로 눈을 돌리라는 말도 있지만 초등교사보다 더 어려운 것이 중등교사”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