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약 후보 기술도입한 ‘삼성·삼진’제약, 최종 결과 도출 언제?

삼성은 젬백스 'GV1001', 삼진은 아리바이오'AR10001' 기술도입
양사 모두 1000억원 규모 알츠하이머 적응증의 국내 판권 확보
GV1001 韓3상 빠르면 2028년 결과 나와...AR1001은 임상 진입 준비 한창
  • 등록 2023-06-09 오전 8:10:23

    수정 2023-06-09 오전 8:10:23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삼성제약(001360)삼진제약(005500)이 바이오텍이 개발한 치매 신약 후보물질에의 국내 판권을 1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받았다. 삼성제약은 관계사인 젬백스(082270)의 GV1001을,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의 AR1001을 도입한 것이다. 전통제약사가 치매 시장을 노리게 된 배경과 그 성공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통제약사인 삼성제약과 삼진제약이 올해 각각 젬백스의 ‘GV1001’과 아리바이오 ‘AR1001’ 등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을 나란히 기술도입했다.(제공=각 사)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접어든 다중기전 신약 후보 GV1001과 AR1001이 모두 비슷한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각 개발사에 따르면 GV1001은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신경퇴행질환을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막고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한다. 또 AR1001은 생체 내 신호 전달 체계 증 Wnt 경로 및 노폐물 처리 시스템인 ‘오토파지’ 활성화를 통해 인지 기능 개선을 유도하는 치료제로 알려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AR1001은 한국 바이오텍의 물질 중 최초로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했고, GV1001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되는 물질이다”며 “3000억원 안팎의 국내 치매 시장 규모부터 글로벌 임상 진행 현황 등을 고려해 이들 물질의 가치가 1000억원 수준으로 다소 엇비슷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제약과 삼진제약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 기술 도입 건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삼성제약은 기술도입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삼진제약은 해당 소식 전후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앞선 관계자는 “기술도입건의 성공 여부는 가늠할 수 없는 시점에서 달리 호재라고 할만한 것이 최근 없었던 삼성제약의 주가가 크게 반응했다”며 “반면 아리바이오와 삼진제약의 연관성 및 AR1001의 미국 3상 진입 등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이슈가 된 만큼 그 영향이 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삼성제약 “GV1001이 신성장 동력”...2028년경 결과 도출 가능

지난달 25일 삼성제약은 젬백스가 보유한 펩타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알츠하이머 적응증 관련 국내 판권을 1200억원의 기술이전 받았다. 지난 2014년 젬백스가 100여 년을 이어온 삼성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GV1001은 지난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받아 ‘리아백스’라는 시판됐던 21호 국산 신약이다. 하지만 시판 후 임상 3상 자료 제출을 제때 못한 리아백스는 2020년 허가 취소된 상태다.

젬백스 측은 GV1001에 대해 △알츠하이머(국내 임상 3상 및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전립선 비대증(임상 3상 완료) △진행성 핵상 마비(PSP·국내 임상 2a상) △비소세포폐암(임상 2상 완료) △전립선암(국내 임상 2상 완료) 등 4종의 임상 개발을 진행해왔다.

젬백스 측은 GV1001의 여러 적응증 중 올해부터 진행성 핵상 마비와 알츠하이머 관련 임상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GV1001의 알츠하이머 적응증 관련 국내 권리를 계열사인 삼성제약에게 넘긴 것이다. 이번의 넘어간 GV1001의 알츠하이머 관련 국내 임상 3상 건은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된 바 있다.

젬백스 관계자는 “GV1001의 미국이나 유럽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국내 임상 3상은 아직 투약 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삼성제약 측에 해당 임상을 승계하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 말에 본격화될 수 있다”며 “통상 알츠하이머 임상 3상이 5년 이상 소요는 것을 고려하면, 2028년을 전후로 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제약은 소화 및 해열진통제용 일반의약품이나 위장 및 대사질환 관련 전문의약품을 주로 판매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회사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이유다.

이에 삼성제약 측은 “현재의 사업 영역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약 518억원으로 전년(약 548억원) 대비 6%가량 하락했다. 이에 삼성제약은 신성장 동력으로 GV1001를 지목했으며, 향후 아시아 판권까지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삼진-아리바이오, AR1001 국내 3상 도입 준비 박차

한편 설립된 지 57년된 삼진제약은 최근 난치·퇴행성 신약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삼진제약은 경구용 항혈전제와 소염진통제의 매출이 지난해 기준 전체(약 2740억원)의 56% 차지하며, 향남과 오송에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전통제약사다.

삼진제약은 지난 3월 6일 아리바이오의 치매 신약 후보물질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개발권 및 판권을 1000억원 규모로 기술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해당 계약 이전부터 AR1001을 비롯한 아리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중 AR1002, AR1004(국내 임상 2상) 등의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 아리바이오의 주력 후보물질인 AR1001에 대한 국내 권리를 삼진제약이 넘겨받으면서 양사 간 동맹이 더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미국 내 임상 3상의 AR1001의 첫 환자 투약이 개시됐다. AR1001의 국내 임상 3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아직 허가 단계 진입까지 최소 3~5년 이상은 족히 걸릴 전망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과거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가 삼진제약의 신약 개발을 컨설팅한 경험 등으로 인연을 맺어 왔다”며 “양사의 임원진의 가치평가에 따라 AR1001의 국내 판권을 삼진제약으로 넘기게 됐다. 임상 3상 진입부터 국내외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양사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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