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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게임 회사가 비게임 사업체를 사들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자칫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은 물론 본업인 게임 사업에서의 경쟁력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는 안정적 현금 흐름 확보 목적
넷마블은 지난 14일 웅진씽크빅(095720)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전량(25.08%)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제시한 인수가는 약 1조8300억원. 넷마블은 인수 자금을 재무적 투자자(FI) 없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넷마블의 유동자산은 2조7000억원으로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구독경제’란 개념을 들었다. 구독경제랑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이용료를 받고 해당 기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넷마블은 게임 사업으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같은 IT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현금 투자를 통한 수익률 제고 및 현금 창출력 확보로 보고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사업은 흥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반면 웅진코웨이 사업은 지난 2분기 기준 글로벌 계정수 738만을 보유한 구독형 수익모델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넷마블은 실적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업 확장하려는 게임 업체들에 운용사들 눈독
게임업체들이 비게임 사업에 눈을 돌리는 까닭은 게임업이 보유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대부분 게임사들은 소수의 흥행작을 통해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는 ‘원 게임’ 리스크를 지고 있다. 대부분의 인력이 주요 매출 게임의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독창적인 새 작품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데다 후속 게임이 흥행에 성공해 캐시 카우로 안착할 확률 또한 높지 않다.
인기 게임 로열티와 계정비로 다달이 현금이 들어와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조(兆) 단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지만 게임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하지만 한 가지 게임에 의존하다 서서히 현금이 말라 기업이 기울어지는 ‘비커 속 개구리’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 또한 강해 비게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물밑에서 게임 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투자 전문회사들이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게임 업체들을 찾아 공동으로 프로젝트 펀드(투자처를 결정한 뒤 자금을 조성하는 펀드)를 조성하자고 제안하는 운용사가 늘고 있다”면서 “비게임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게입 업체들의 니즈가 늘고 있어 중소형 규모의 게임업체가들이 운용사와 손 잡고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가 빈번해 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