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비상등] 소비는 한겨울.."팔리면 그나마 다행"

불황 길어지며 소비심리 '꽁꽁'..소비자 지갑 닫아
불황 무풍지대 없다..불패신화 홈쇼핑도 직격타
대규모 할인 공세도 안 먹혀..이익 매출 모두 뒷걸음
  • 등록 2014-11-05 오전 8:12:56

    수정 2014-11-05 오후 5:31:3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소비 침체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정부의 내수 경기 부양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 인식은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105로 세월호 사고 직후와 같았다. 추석 대목을 지나며 활기를 띄는 듯한 내수 경기는 연말을 목전에 앞둔 시점에 다시 힘없이 꺾이는 모양새다.

올해 2~4월만 해도 연초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반영하며 108을 유지하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사고 이후 5월에는 105로 하락했다. 이후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기준 금리 인하 기조에 힘입어 8월 107로 상승했으나 추석이 지나자 다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더 보수적으로 소비하겠다는 뜻이다. ‘꼭꼭’ 닫히는 지갑에 유통업계는 숨이 ‘턱턱’ 막힐 수밖에 없다.

장기 저성장 우려에 소비 심리도 장기 침체

유통업계에서 가장 경기에 민감한 곳이 백화점이다.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는 이젠 옛날 이야기다. 가끔 대형 할인 행사가 몰리는 세일 초반이나 명절 특수로 매출이 10% 이상 뛸 때도 있지만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백화점 1위인 롯데백화점의 올해(1~10월) 기존점포 기준 매출 신장률은 4.4%이다. 4년 전인 2010년도만 하더라도 판매 성장률이 9.2%였다. 2012년에는 2.1%, 지난해에는 3.9%로 좀처럼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먹을거리와 생활필수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최근에는 추석 특수에 연이은 아시안게임 효과로 매출 반등을 예상했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지난해보다 못했다.

올해 8~9월 이마트 매출은 1조9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줄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전년동기대비 0.8%, 2.9% 각각 매출이 감소했다.

LG경제연구원은 “소비로만 보면 경기회복의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간 소비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한단계 낮아지면서 가계부문이 은퇴 대비 저축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로 분석했다.

‘안전지대’ 없다..홈쇼핑도 ‘삐끗’

불황 무풍지대로 통하던 홈쇼핑도 이번만큼은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고전하고 있을 때도 홈쇼핑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 홈쇼핑업체도 타격을 받고 있다.

홈쇼핑 업계 1, 2위를 다투는 선두업체인 GS홈쇼핑(028150)CJ오쇼핑(035760)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 TV홈쇼핑 취급고가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악몽을 겪었다. 취급고는 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 가격의 총합이다.

지난 3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마저 뚝 떨어졌다. 많이 팔기 위해 무리한 프로모션을 감행한 결과다. GS홈쇼핑의 3분기 취급액은 지난해보다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 줄었고, CJ오쇼핑도 취급액은 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두 회사가 올해 3분기 벌어들인 돈은 2년 전보다 적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올해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된 가운데 월드컵 특수도 기대에 못 미쳤다”며 “TV 시청률까지 떨어지면서 매출 비중이 큰 TV홈쇼핑 부문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신사업으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도 고사 위기다. 슈퍼마켓은 원래 대형마트에 비해 자주, 조금씩 꼭 필요한 것들 위주로 장을 보는 고객들이 많아 경기를 덜 타는 대표적인 업종이었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이 막힌 상황에서 소비까지 줄면서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월별로도 설 명절 특수를 봤던 1월을 제외하고는 추석이 있었던 9월까지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006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영업적자까지 예상된다.

“일단 팔고 보자”..대규모 할인전에 수익률은 ‘뚝’

매출이 줄어든 유통업계는 일단 박리다매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은 2년 전부터 여름세일 기간을 한달간으로 두배 가량 늘리고 할인율 50% 이상의 대규모 기획전을 잇따라 열고 있다. 아웃도어와 명품, 해외 패션 등 백화점 인기 상품들은 행사 때마다 역대 최대 규모로 할인에 들어갈 정도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업계는 고객수를 유지하기 위해 객단가 낮추고 있다”며 “백화점 고객들이 상품 구매 가격대가 전반전적으로 낮아지고 행사 일수와 상품은 증가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마트도 고객감사, 창립기념, 물가안정 등의 구호를 앞세워 연중 대형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일제히 역대 최대 규모의 창립·창사 기념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대규모 프로모션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이익률은 절반으로 줄었는데 판매량이 따라오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롯데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 줄었다. 같은기간 이마트는 매출은 0.01%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 진행하지 않던 행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소폭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판매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 “업계에서는 연말 특수에 대한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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