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항공기 결함 속출에 5월 인도량 반토막

주력 맥스 737 기종, 19대 인도…전년比 45%↓
美 당국, 생산 규제 여파
월가, 보잉 항공기 인도량 주시…재무건전성 영향 때문
  • 등록 2024-06-12 오전 7:56:12

    수정 2024-06-12 오전 7:56:1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5월 항공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 사고 이후 항공기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생산이 중단된 여파다.

앞바뀌 빠진 보잉.(사진=이데일리DB)
11일(현지시간) 보잉에 따르면 5월 항공기 인도량이 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발생한 737 맥스 등이 품질 문제로 생산이 부진한 탓이다.

특히 보잉의 주력 기종인 737 맥스는 지난달 19대 인도되는 데 그쳤다. 4월보다 인도 대수가 3대 더 늘었지만,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하면 45% 급감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의 737 맥스9 항공기가 이륙 후 동체 문이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8일에는 특송 업체 페덱스가 운영하는 보잉767 화물기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착륙장치 이상으로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항공기 제작 과정에서 비상구를 덮는 패널의 고정 장치가 빠지면서 안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제조 품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증산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에선 보잉의 항공기 인도량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는 고객사에게 비행기를 인도할 때 대금을 대부분 받기 때문에 항공기 인도량 감소가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잉의 신용등급을 ‘Baa3’로 하향 조정하면서 “상업용 항공기 부문의 역풍은 2026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내리며 향후 추가로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잉의 현재 신용등급은 투자등급이지만 더 떨어질 경우 ‘정크본드’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보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 압력을 받아 자금 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 투자 적격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잉의 수주잔고는 5월 31일 현재 5646대에서 5625대로 감소했다. 이달 초 보잉의 라이벌 에어버스의 5월 항공기 인도량이 53대로, 전년 동월보다 16% 감소했다. 올해 현재까지 인도된 항공기는 256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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