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 배터리 육성 의지 결실..LG화학 유럽공장 기공

유럽 첫 대규모 전기차 리튬배터리 생산기지 구축
현지 대형 고객사들에 신속하고 안정적 물량 공급
업계 최초 ‘韓-美-中-歐’ 글로벌 4각 생산체제 완성
‘글로벌 톱 배터리 컴퍼니’ 위상 굳혀.."역량 집중"
  • 등록 2016-10-06 오전 6:15:50

    수정 2016-10-06 오전 6:26:4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LG화학(051910)이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조성하며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1991년 2차 전지 사업의 가능성을 엿보고 그룹 미래성장동력으로 꾸준히 육성해온 구본무 LG 회장의 뚝심이 전기차 배터리 업계 최초 글로벌 4각 생산체제 구축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구본무 LG 회장
특히 LG화학의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유럽 최대 생산능력은 물론 유럽 최초 ‘전극’부터 ‘팩’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기지다. 현재 약 11만대에서 2030년 약 277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럽지역 순수 전기차(EV) 시장 공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Wroclaw)에서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약 4000억원을 투입해 브로츠와프 인근 코비에르지체(Kobierzyce)에 위치한 ‘LG 클러스터’ 내에 축구장 5배 이상 크기인 4만1300㎡ (평방미터)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내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투자가 최종 완료되는 2018년 말에는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1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LG화학 브로츠와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개요(자료: LG화학)
유럽 내 첫 대규모 자동차용 리튬배터리 생산 기지가 될 뿐만 아니라 유럽 지역 최초로 전극(셀을 구성하는 요소)부터 셀(Cell),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하는 완결형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지 고객사의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오늘 기공식은 폴란드 자동차전지 공장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및 부품 생산의 메카로 만들 것을 선포하는 뜻 깊은 자리”라며 “유럽의 첫 대규모 자동차용 리튬 배터리 생산 기지인만큼, 유럽 전역의 전기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은 물론 핵심 생산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마테우쉬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부총리 등 폴란드 정부 관계자, 홍지인 주폴란드대사 등 한국 정부 인사, 구본무 LG(003550) 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웅범 사장 등 LG 계열사 주요 경영진, 주요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구본무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10년)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2009년)과 준공식(2011년) △중국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2015년)에 이어 이번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까지 LG화학의 모든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의 기공식,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차세대 시장선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LG의 배터리사업은 1991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이 출장길에 영국 원자력연구원(AEA)에 들렀다가 충전해서 반복 사용이 가능한 2차전지 샘플을 직접 가져와 개발하도록 하면서 시작된 바 있다.

LG화학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현황(자료: LG화학)
LG화학은 2010년 볼보 자동차와의 거래를 통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했으며 다임러, 르노, 아우디 등 유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으로 △유럽 내 수주물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성 확보 △유럽 완성차 업체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 따른 물류비용 최적화 △기존 LG클러스터의 인프라 활용 △폴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현지의 대형 완성차 업체 근거리에서 제품 적기 공급, 신속한 기술지원 등 고객밀착 현지대응체제를 강화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번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난징(중국)-브로츠와프(유럽)’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28만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톱 배터리 컴퍼니’로서의 위상도 공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순수 전기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 3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유일한 업체로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향후 신속한 고객사 대응을 위해 미국, 중국, 폴란드 공장은 현지에서 수주한 물량을 공급하고, 국내 오창공장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글로벌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이유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 수주 물량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 비용 등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현지 고객사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미 LG화학은 현재까지 총 2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83개 프로젝트를 수주, 누적 수주 금액 36조원을 돌파했다. 수주 금액 중 지난해까지 발생한 누적 매출 약 2조원을 제외하면 수주 잔고는 34조원 수준이다.

특히 당장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LG화학이 고객사들과 현재진행 중인 23개 프로젝트에서 수십 종의 차량이 실제 양산될 예정이어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매출 성장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LG화학이 2000년대 중반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양산으로 이어진 프로젝트가 40여건임을 고려할 때 향후 일년 남짓한 기간 동안 지난 십여년간 양산된 차종의 절반이 넘는 신규 차종이 양산되는 셈이다.

LG화학은 이러한 전기차 시장 본격화에 맞춰 전 세계 주요 지역에 구축한 인프라와 우수한 제품 경쟁력 등을 앞세워 2020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배기가스 배출 및 연비 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투자사 메릴린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15년 110억달러에서 2020년 320억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순수 전기차(EV) 시장 성장 예측(단위: 대, 자료: 메릴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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