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하니 그냥 둘이 죽자고"…함께 있던 딸도 찔렸다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인' 사건 발생
범행 13시간 만에 60대 남성 검거
유족 "남성 평소에도 폭력적"
  • 등록 2024-06-01 오전 10:09:44

    수정 2024-06-01 오전 10:09:44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과 교제하던 60대 여성과 여성의 딸을 살해하고 도주한 60대 남성이 범행 13시간 만에 긴급체포됐다. 이 남성이 평소에도 피해자를 쫓아다니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유가족의 주장이 나왔다.

서울 강남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2명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서울 수서경찰서는 31일 오전 7시 45분께 서울 서초구 남태령역 인근 길가에서 살인 혐의로 박모(65)씨를 긴급 체포했다.

박씨는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 6층 사무실에서 60대 여성 A씨와 그의 딸 30대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의 범행으로 쓰러진 모녀는 사건 발생 약 40분 뒤 피해자 가족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4층 계단에서, B씨는 6층 사무실에서 각각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서울 강남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모녀 관계인 여성 2명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사진=연합뉴스 TV 캡처)
앞서 범행 후 도주한 박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 현금을 사용해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이동했지만,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추적한 끝에 범행 13시간 만에 검거했다. 경찰은 그가 도주 중 버린 겉옷도 찾아 수거했다.

전날 오전 11시께 수서경찰서로 압송된 박씨는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우발적 범행이냐는 질문에는 “맞다”면서 흉기를 미리 준비했느냐고 묻자 “아니다. 거기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박씨는 피해자 A씨와 6개월 정도 교제했던 사이로,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가족은 박씨가 평소에도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A씨가 여러 차례 헤어지자고 말했지만 계속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SBS에 “헤어지자고 하니까 (박씨가) ‘너 나 그냥 둘이 죽자’, ‘내가 뭐 진짜 못 죽일 것 같냐’ 했다”며 “(A씨가) 엄청나게 불안을 느껴서 집에도 잘 못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박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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