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규모 강진' 아프간 사망자 2400명 넘어서

부상자 2000명 이상·주택 1320채 파손
탈레반 재집권 후 해외 원조 중단
구조 및 구호 작업 어려운 실정
  • 등록 2023-10-09 오전 10:55:52

    수정 2023-10-09 오후 7:29:5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중동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6.3 규모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400명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2년간 해외 원조가 중단된 상황에서 이번 자연재해까지 덮치면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진다잔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한 소년이 잔해 옆에 앉아 울고 있다. (사진=로이터)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자난 사이크 아프가니스탄 재난부 대변인이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445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수는 아랍권 적십자가 이날 오전에 발표한 500명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다만 사이크 대변인은 부상자 수는 “2000명 이상”이라고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9240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320채 주택이 파손됐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헤라트주 보건부 관계자는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여러 군사기지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아프간 헤라트주 북서부 35㎞ 지역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한 데 이어 규모 4.3에서 6.3 사이의 여진이 여덟 차례 이어졌다.

건물 잔해에 사람들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십년간 전쟁으로 인해 구호 및 구조 활동을 조직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아프간의 의료 시스템은 외국 원조에 의존하는데 2021년 8월 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최근 2년간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경제의 근간을 이루던 해외 원조도 중단된 상태다. 구호 관계자들에 따르면 탈레반의 여성에 대한 억압 등 영향으로 기부자들이 재정 지원을 철회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지진의 직격탄을 받은 헤라트주는 수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이미 농촌 공동체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로 전해졌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정치국장은 “구조 및 구호를 위해 식량과 식수, 의약품, 옷, 텐트 등이 긴급히 필요하다”며 언론과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가니스탄의 강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국제사회에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지진 피해자들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들 중 다수는 지진 이전부터 이미 도움이 필요했던 상태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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